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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 좋은 옹기촌 사람들

배짱 좋은 옹기촌 사람들

  • 은는이가
  • |
  • 책마을해리
  • |
  • 2024-04-25 출간
  • |
  • 40페이지
  • |
  • 210 X 297mm
  • |
  • ISBN 9791191199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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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옹기를 구워 팔겠다는 목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과정을 생각지 않은 옹기촌 사람들은 가마에 넣을 땔감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문제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리고, 집을 부수고, 그렇게 해도 땔감이 모자라 옹기를 제대로 굽지 못한다.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옹기를 걸고 옹기를 팔아 두세 배로 갚아준다며 돈과 집을 빌릴 만큼 배짱이 두둑했지만, 준비성이 부족했던 옹기촌 사람들. 옹기촌 사람들이 옹기를 굽기 위해 땔감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이치를 보여준다.

〈배짱 좋은 옹기촌 사람들〉 구전설화
영암 배죽머리 근처에 옹기 굽던 점말이 있었어. 새 동네가 거기 가마자리여. 그쪽에 배죽머리라고, 옛날 바다와 이어졌을 때 배들을 쨈매놓던 자리, 그곳에 진흙이 매장되어 있는 것을 보고 터를 잡은 듯혀. 어려서 보면 황토를 퍼다가 흙벽돌을 찍었어. 틀에 넣어 딱 때리면 메주마냥 되더만. 그걸로 차근차근 이어서 가마를 만들었어. 비스듬하게 질게(길게) 엄청 컸어. 
.... 
옹기는 없어서 못 팔았어. 섬에 가면 고기나 젓갈 같은 것으로 바꿔 오기도 했어. 옹기가 구워져 나오면 점말 사람들은 흥청망청이여. 그 사람들은 잘 먹고 살아. 보통 사람들은 일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고기를 수시로 먹어. 불 때면서 고사 지내고 그래. 술 퍼먹고 고기 먹고 하면서 원 없이 써 버려. 옹기 팔아서 고래고기도 사 먹고, 심지어 미꾸라지도 한 말 통씩 잡아먹었어. 그때 우리는 미꾸라지 같은 고기는 안 먹었어. 저런 걸 다 퍼먹는 다냐, 하고 숭봤지(흉봤지). 짐승 같은 것들이나 미꾸라지 먹는다고 그랬어. 그 사람들은 원체 흥청망청하다 보니까 오래 산 사람이 드물어. 보통 나이 사십이면 죽는 사람이 많았어. 아무래도 옹기 굽는 일이 그렇게 중노동이었던 것 같애. 그랑께 그렇게 먹고 마셔댔겠지. 
당시 점말 사람 때문에 피해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어. 옹기 구울 돈을 대 달라면서 비빔밥 사주며 자꾸 꼬셔. 예를 들어서 지금 천 원을 빌려주면 옹기를 구워 팔아 이천 원 준다 한께 누군들 안 하겠어. 그라면서 실제로 그렇게 큰돈을 주기도 해. 그라면 그것을 보고 들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돈을 갖다 주지. 그라다가 이번에는 재수가 없어서 옹기가 잘 못 나왔다고 핑계 대고, 돈을 안 갚아. 다음번 가마를 기다리라 해 놓고 또 그래. 막 짜치기여. 자기들은 실컷 퍼먹고 돈을 안 갚아. 옹기가 잘 못 나왔다고 핑계 대면 그만이여. 점말 사람들 땜시 얼병 든 사람도 많았어. 옹기 굽는 데 돈 대주다가 살림까지 못한 사람이 많았어. 그래서 마을이 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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