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펴내는 글]
지나가는 K-유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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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유치원에 ‘맡겨지는’ 존재가 아니고, ‘손이 많이 가는’ 존재도 아니고,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한 존재’도 아니고, ‘금쪽 같은’ 존재는 더더욱 아니다. 훌륭하게 길러내서 ‘우리의 미래를 짊어져야 하는’ 존재도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겪는 삶의 희로애락도 그것의 원인이 아이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의 어느 부분으로 ‘그냥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와 함께 있다. 일방적으로 돌보고 키워야 하는 존재들이 아니다. 아이들도 우리를 돌보고 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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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다’는 것은 시간의 이동을 의미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시간은 끊임없이 흐른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순간, 그리고 친구와 비밀을 나누는 순간들은 모두 시간 속에 존재했다가 지나간다. 우리의 순간들은 지나가는 중이다.
사진은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을 포착한다. 사진 속에서 영원히 고정된 순간을 의미한다. K-유치원의 아이들이 웃고 뛰어노는 모습, 선생님과 함께하는 따뜻한 순간들이 사진에 담겨 영원히 박제된다. 사진은 지나간 시간을 불러올 수 있는 수단이다. 우리가 시간을 ‘지나간다’ 할 때, 우리는 시간을 마치 볼 수 있는 공간처럼 만든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우리는 마치 어딘가에 실제로 있는 것처럼 여긴다. 그 시간이 어디에 있는 것처럼 그 시간을 방문하고, 시간 속으로 들어가고, 그 시간에 살기도 한다. 기억으로 과거를 다시 방문하고, 때로는 미래를 상상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우리가 지나는 시간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공간’이 된다.
또 다른 의미로 ‘지나간다’는 것은 성장과 변화를 의미한다. K-유치원에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해 아이들은 키가 자라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이는 신체적 성장뿐만 아니라 정신적, 감정적 성장도 포함한다. 아이들이 겪는 갈등과 해결, 새로운 스킬을 배우는 과정 등 모든 것이 시간을 필요조건으로 하는 변화이다. 이 신체적 경험은 아이들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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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배움’에서는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해 삶의 다채로움을 경험하고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나간다는 것을 다룬다. 어린이의 놀이를 통해 얻는 행복과 유능함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이것이 어린이의 배움이자 삶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2장 ‘세상’에서는 어린이들이 세상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세상을 탐구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새로운 경험을 만나며 자신의 삶을 가꾸어나가는 모습을 강조하며, 세상과의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3장 ‘우리’는 배움을 통해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과 자신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한다. 아이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동체 내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4장 "마음"은 어린이들의 다양한 감정과 시선을 다루며, 기분과 분위기가 배움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들의 순간적이고 아름다운 경험을 공유하며, 감정을 통해 세계를 확장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 )의 순간』은 어린이들의 세계를 존중하고 그들의 배움과 성장을 의미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에게 어린이들의 사랑스러움과 함께 어린이들의 세계가 성큼 다가와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