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지구의 나이, 생명의 다양성, 인류의 기원에 관해 최근 수십 년 동안 과학 분야에서 밝혀진 내용은 성경, 특히 창세기의 앞부분에 대한 문자적 해석에 큰 도전을 제기한다. 과학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이고 지구의 나이는 약 45억 년이며, 인간은 수백만 년 전에 유인원과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와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했으며, 최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수는 결코 1만 명 이하로 줄어든 적이 없었다.
과학이 가르치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젊은 지구 창조론에 따를 경우 최초의 인간이었던 아담과 하와가 약 1만 년 전 이내에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그분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았다는 성경의 가르침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우리는 과학의 발견을 수용하고 성경의 무오성을 거부해야 하는가, 아니면 성경은 오류가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니 과학의 발견에 뭔가 실수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이 까다로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저명한 생물학자와 성서학자가 힘을 모았다. 우선 생물학자인 데니스 R. 버네마는 계통발생상의 증거와 특히 게놈상의 증거를 통해 생물이 점진적으로 진화했음을 자세히 논증한다. 과학적 데이터에 따르면 주로 돌연변이를 통해 생물이 여러 갈래로 진화하는 가운데 인간과 유인원들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인간이 갈라져 나온 이래 인간[호모 사피엔스]의 개체 수는 결코 약 1만 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인간의 조상 집단이 1만 명보다 적었던 적이 없다는 것은 창세기에 기록된 아담과 하와가 문자적으로 최초의 인간이었을 수 없음을 함의한다.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창세기의 첫 부분은 과연 역사적, 문자적 기록인가?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이번에는 성서학자인 스캇 맥나이트가 나선다. 그는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이 그들의 문화와 상호작용해서 그 문화를 흡수하고, 이해하고, 그 문화와 의견을 달리하고, 그 문화와 싸우는 과정을 통해 교회에 말씀하신다고 주장하면서 아담과 하와를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 제시하는 성경의 주형이 오늘날 과학과 상호작용하는 신선한 방법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그가 볼 때 창세기의 아담은 모종의 유기적인 생물학적 아이디어가 작동하고 있는 “역사적” 아담이라기보다는 모든 남성을 대표하는 “원형적” 아담이나 계보 목록에 등장하는 “계보상의” 아담 또는 이스라엘의 성경에 속하는 텍스트에서 발견되는 “문학적” 아담이다. 따라서 그는 우리가는 조사하는 각각의 텍스트에서 그 텍스트에 등장하는 아담과 하와가 역사적, 사실적, 실제의 아담과 하와라고 가정하기보다는 이 텍스트에서 어떤 아담과 하와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결과 스캇에 따르면 우리가 창세기 1-3장을 현대 과학이나 역사의 맥락이 아니라 고대 근동의 맥락에서 읽으면 그 텍스트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아담이 고대 근동의 문학에 대항하는 문학의 아담, 인류의 대표로서 기능하는 원형적 아담, 유대교의 계보상에 등장하는 계보상을 아담으로 읽힐 것을 의도한 것이지 문자적이고 사실적으로 읽힐 의도가 아니었다.
스캇은 우리가 성경을 맥락에서 읽고, 성경을 우선시하고,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민감하게 성경을 읽으려면 유대교 세계가 알았던 다양한 종류의 아담과 하와에 대해 우리가 과거에 기울였던 관심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오늘날 역사적 아담과 하와로 알고 있는 내용은 바울 당시에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울은 그것을 알지 못했다. 그는 계보상의 아담과 하와를 알았고 도덕적·모범적·원형적 아담과 하와를 알았다.
다니엘 하렐이 후기에서 말하듯이 바울의 아담에게 역사적 및 과학적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복음 메시지가 훼손되지 않는다.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스캇이 솜씨 있게 보여준 바와 같이 특별히 선택된 대표자 아담이면 무방할 것이다. 혹자는 문학의 아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에 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판자들은 그가 물 위를 걸은 것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난 것을 문제 삼을지도 모르지만 진지한 역사가나 과학자 중 예수가 살과 피를 지닌 인간으로 살았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본서는 인류의 기원에 관한 최신의 신학적, 과학적 논의를 다룸으로써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특별계시(성경과 신앙)와 일반 계시(학문 일반과 특히 과학) 분야의 지식 모두를 진지하게 취하여 비록 우리가 이 세상에서는 불완전한 지식만을 가질 수밖에 없을지라도 최선을 다해 진리에 근접하기를 원하는 사람, 원죄 교리와 인간 진화의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민하는 사람, 신앙과 과학 사이의 문제로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