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필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용기다
진정으로 원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지금 떠나라!
《연금술사》라는 소설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여행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라고 했다. 코엘료의 말을 대입해 보면 전 세계 90여 개국을 여행한 한용성 저자는 용기가 있는 사람임이 틀림없다. 더 놀라운 것은 한용서 저자가 전문여행가이거나 프리랜서가 아니라 월급쟁이 직장인 여행자라는 점이다.
처음 은행에 입사했을 때 저자를 잘 아는 선후배들이 은행을 때려치우고 나오는 기간을 놓고 내기를 했단다. 방랑벽에, 자유분방한 녀석이 보수적인 은행 문화를 적응 못 할 거라면서…. 그러나 모두의 예상과 달리 한용성 저자는 27년간 은행 마루가 닳도록 다니고 명예롭게 퇴직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답답한 직장 생활을 견디게 한 건 10년간 우리은행 베트남 주재원 생활과 시간 날 때마다 발이 부르틀 정도로 다닌 해외여행 덕분이라고 한다.
저자의 놀라운 여행 이력에서 기대할 수 있듯이 이 책에 소개된 여행지는 범상치 않다. 책의 앞부분에 여행기에 등장하는 여행지를 세계지도에 표시해 두었는데 전 세계를 망라한다. 게다가 여행자들의 로망인 특별한 여행지로 가득 차 있어 보는 이들에게 부러움을 불러일으킨다.
1장에서는 쉽게 가기 어려운 아프리카와 남미 대륙의 진풍경을 소개한다.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바브나무, 케냐의 국립보호구역 사파리,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를 비롯해 여행가들의 버킷리스트 1위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과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구아수 폭포. 지구의 눈부신 풍광을 여행한 이야기가 근사한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2장에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고대 도시들을 찾아간다. 세계 7대 불가사의 마추픽추를 비롯해, 스리랑카 왕조사의 비극을 담은 하늘 위의 왕궁 시기리야 성채, 유대민족 디아스포라의 시작인 마사다 요새와 잃어버린 낙원 베이루트, 신비의 도시 페트라 등이 소개된다.
3장에서는 인류의 신성과 종교성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공간이 펼쳐진다. 저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지만 가톨릭과 불교의 성지는 물로 마야 문명의 성지 테오티우칸까지 찾아간다. 고대와 중세, 근대에 이르는 종교 유적을 찾아가 탐구한 기록은 인류 문명에서 종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월급쟁이의 꽉 짜인 시간과 빡빡한 급여라는 한계가 있기에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가 있어도, 실행에 옮기기는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찾아보면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저자의 삶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 책은 여행 안내서가 아니라 독자들의 여행의 매력에 밀어넣어 이번 휴가부터 뒤돌아보지 말고 즉시 떠나라고 꼬시는 책이다. 여행의 상황과 감정을 솔직하고 세밀하게 기록한 그의 여행기는 함께 여행하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상세한 여정 묘사와 감상의 기록, 풍성한 사진이 여행 속 시공간으로 독자를 이끈다. 저자는 독자 여러분에게 외친다. 뒤돌아보지 말고 지금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