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고백서 교육의 필요성
신앙고백서 교육은 여러 시대에 걸쳐서 큰 반대를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앙고백서가 성경의 지위를 찬탈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고백서는 계속해서 자기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이유는 성경을 가르치는 것과 신앙고백서를 가르치는 것이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든 사람이 성경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신앙고백서는 설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 만약 모든 사람이 성경을 오류 없이 이해할 수 있다면, 신앙고백서는 아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기준에 따라서 말씀을 이해합니다. 똑같은 말씀을 어떤 사람은 이런 식으로, 어떤 사람은 저런 식으로 해석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정확한 문장으로 만들어서 가르쳐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신자들이 오류와 미신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교회가 신앙고백서를 작성하는 이유입니다. 교회가 신앙고백서를 작성하는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해마다 새로운 이단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단들의 주장 가운데 새로운 것은 거의 없습니다. 현대 이단들의 논리는 과거 이단들의 논리와 거의 일치합니다. 바로 이것이 신앙고백서가 필요한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신앙고백서는 거짓 교회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작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신앙고백서에는 이단들의 논리를 반박할 수 있는 성경적 원리들이 담겨 있습니다. 현대 교회가 이단의 공격에 맥을 못 추는 것은 신앙고백서 교육을 게을리했기 때문입니다.
신앙고백서는 모두가 동의하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신앙고백서는 교회의 회의를 통해 주로 작성되었습니다. 장로교회 역사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중요한 회의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입니다. 이 총회를 통해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을 비롯한 웨스트민스터 문서들이 작성되었습니다.
대요리문답 교육의 필요성
앞서 언급했듯이 대요리문답은 성숙한 신자들을 교육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그래서 대요리문답은 어린 신자용으로 작성된 소요리문답에 비해 기독교 교리를 훨씬 더 탁월하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역사상 대요리문답처럼 기독교 신앙을 구체적이고 균형 있게 설명하는 문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요리문답의 탁월성은 특히 십계명 해설에서 잘 드러납니다. 대요리문답에서 십계명을 다루는 문답은 59개나 됩니다. 비중으로 따지면 30%입니다. 그래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제3대 총장을 역임했던 고드프리 박사는, 대요리문답이 십계명을 완전하게 주해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대요리문답은 교회론도 풍성하게 설명합니다. 소요리문답에서 ‘교회’라는 단어는 한 번밖에 사용되지 않습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9%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요리문답에서 교회라는 단어는 26번 사용되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2%나 됩니다(J. G. 보스, G. I. 윌리암슨,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강해』, 류근상·신호섭 옮김 [서울: 크리스챤출판사, 2007], 46.). 아마도 요리문답을 작성했던 사람들은 소요리문답에서 미진하게 다루었던 부분들을 대요리문답을 통해 보충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대요리문답에서 좀 더 풍성하게 다루어지는 주제는 교회론만이 아닙니다. 대요리문답은 소요리문답에서 간략하게 다루고 있는 은혜의 방편을 훨씬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말씀과 기도가 은혜의 방편으로써 가지고 있는 역할뿐만 아니라, 성찬과 세례에 대해서도 훨씬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작성한 세 가지 문서, 신앙고백서와 대ㆍ소요리문답은 교회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회가 이 문서들을 멀리하는 것은 심각한 질병에 걸린 사람이 치료 약을 두고도 복용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소요리문답보다 더욱 풍성한 진리를 담고 있는 대요리문답을 공부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