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루시 게이하트

루시 게이하트

  • 윌라 캐더
  • |
  • 휴머니스트
  • |
  • 2024-04-22 출간
  • |
  • 244페이지
  • |
  • 125 X 188mm
  • |
  • ISBN 9791170871330
판매가

15,500원

즉시할인가

13,95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3,95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기억에 관한 소설이자
기억 속에서 전개되는 소설

피아니스트가 꿈인 루시는 고향을 떠나 시카고에 도착한다. 우연히 국제적으로 유명한 성악가였던 서배스천의 공연을 보고 매료되어 그의 반주자가 되는 데까지 성공한다. 그때 서배스천은 생을 향한 열정이 식어 남몰래 무기력과 환멸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생의 기쁨이 발에” 있는 듯한 루시의 빛나는 젊음에 매료되고, 점차 둘은 인간적인 존경을 넘어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한편 고향에서 가장 부유했던 해리 고든은 루시에게 청혼하지만 루시는 “무언가를 지향”하는, 뿌리 박히느니 “뽑혀서 내쳐”지겠다는 마음을 품은 여자였다. 심지어 그때는 이미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바람 같은 장난이라고 여기는 해리를 매몰차게 거절한다. 얼마 후 유럽 투어를 떠난 서배스천이 그곳에서 불의의 사고를 맞닥뜨리고, 실의에 빠진 루시는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마을에는 루시를 향한 이상한 소문이 퍼지게 되는데……. “다른 생과 감정”을 암시하는 별에 손을 뻗으며 압도되었던 루시는 “즐거운 것을 향해 서두르듯” 걸었지만 이제는 “도망치려고, 아니면 그저 몸을 혹사하려고” 걷는다.
루시는 다시 삶을 갈망할 수 있을까? “저 먼 곳의 아득한 무언가를 향해 손을” 뻗어 붙잡으려 하는 열렬함을 되찾을 수 있을까?

만약, 만약 생 그 자체가 연인이라면? (……) 아, 이제는 알았다! 루시는 가져야만 했다. 도망칠 수 없었다.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 그의 정체성을 이루는 모든 것을 손에 넣어야 했다.(192쪽)

《루시 게이하트》는 기억에 관한 소설이자 기억 속에서 전개된다. 하나의 사건과 삶을 주도적으로 서술하는 화자가 없으며, 대부분 화자는 과거와 화해하는 데 성공하거나 실패하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기도 한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삶과 이해의 시간차다.
서배스천은 모퉁이만 돌면 생을 향한 뜨거운 마음이 되살아나리라 믿지만 과거에 매몰되어 있다. 자신이 “무언가를 잃어버릴 운명”이라는 것을 씁쓸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나아가고 있는 루시를 자꾸만 불러세운다. 해리는 먹고사는 문제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쪼그라든 현재를 살아간다. “신변과 재산에 일어난 변화”가 아닌 다른 것으로 인생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루시에게도 자신과 함께 현재에 눌러앉자고 종용한다. 반면 루시는 “이곳에 속하지 않는 다른 생과 감정”을 갈망하며 손을 뻗는 사람이다. 잠재적으로 고갈될 수 없는 미래를 헤쳐나간다. 사회적으로 지위를 얻으려면 ‘남자를 통과’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지만 결코 “자신을 짓밟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이런 무례라니, 이런 모욕이라니, 상상도 못 했다! 루시는 젊고 튼튼했으며, 세상이 자신을 짓밟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작정이었다.”(205쪽)

날씨와 기억
과거를 기억하려는 태도로서의 미래

이런 인물들을 통해 캐더는 과거를 소거하는 것보다 기억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들의 운명은 날씨에 크게 영향받는다. 루시는 “추위를 외투 삼으면” 된다고 말하며 날카로운 바람이 “뜨거운 생의 열정을” 불어넣는다고 느낀다. 꽁꽁 언 강을 스케이트로 질주할 때 생기가 넘치며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이는 서배스천과 지냈던 시카고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여름은 연습실을 내내 비워야 해서 피아니스트로서 성장하지 못하고, “금방 지나갈 테니까”라고 위로해야 하는 계절이다. 초록빛을 짙게 물들이며 생장하는 여름이 아니라 겨울에 더 강하고 단단한 루시가, 다시 돌아간 고향에서 맞닥뜨리는 것이 꽁꽁 얼지 못해 ‘갈라지는 빙판’이라는 건 의미심장하다.
루시는 “추운 날에는 살아 있다는 감각이 강렬”해진다고 말했다. 이를 서배스천에게 적용시킨다면, 한때 꽁꽁 얼어붙어서 살아 있다는 강렬한 감각을 지녔으나 이제는 생을 향한 열정을 잃어버려 깊고 우울한 호수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배스천은 바닥까지 긁어모으며 과거를 추억하지만 떠오르는 것은 후회뿐이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면 과거의 자신으로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으리라”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자신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렇게 서배스천은 자신이 그토록 오래 들여다보면 호수 그 자체가 되었다.
해리의 삶에 날씨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해리는 바로 그 이유로 날씨와 깊게 연결된다. 날씨에 깊이 감응했던 루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야 했던 그에게 루시는 “수수께끼”이자 “마음속 어둠”이었으며, 종국에는 자신이 “종신형”을 받았다고 믿게 하는 대상이었다. 번역가 임슬애는 해설에서 해리의 삶을 “루시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으며 무지를 통과하는 사이 평생의 사랑은 달아나버렸고, 남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오래전에 지나가버린 자기 청춘의 편린뿐이라는 사실”임을 자각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면서도 기억하기를 멈추지 않는 태도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캐더 역시 해리가 소설을 끌어가는 대목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과거를 기억하는 과정이 미래라는 것을 깨달은 해리는 비로소 평생의 수수께끼였던 과거와 화해하고 현재로 돌아온다. “동경하기를 그만두고 기억하기를 시작하자 삶이 시작되었다”라고 했던 캐더의 유명한 문장을 상기해야 할 때가 지금일까.

지나간 시대를 부드럽게 재구성하는
캐더의 마법적 능력

《루시 게이하트》를 집필하던 당시 캐더는 자기 삶의 ‘청춘’이 종언을 맞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대표작을 집필하며 14년간 살았던 아파트에서 지하철 공사 때문에 나오게 되었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례로 여의었으며, 친한 친구가 신장병을 앓기 시작했다. 덧없는 세월의 무자비함이 지나간 뒤 캐더의 손에 남은 것은 상실이 아니었을까. 이를 움켜쥐고 집필한 소설이 《루시 게이하트》다. 하지만 캐더는 ‘명랑한 마음’이라는 뜻의 ‘루시 게이하트’를 주인공으로, 심지어 책 제목으로 내세우면서 상실을 껴안으며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생 그 자체가 연인”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걸어갈 준비를 하는 루시처럼. 구하고 싸우는 와중에 “그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 루시처럼.
시카고를 활보하던 루시는 그곳에서 자기만의 지도를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아무리 들여다봐도 길을 찾아갈 수 없는, 루시가 포착해낸 아름다움이 그려진 지도였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탁월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마지막 문단을 읽고 책을 덮는 순간, 당신만의 빛나는 기억의 편린을 가지게 될 것이다.

목차

제1부 _007
제2부 _149
제3부 _209

해설 | 깨진 빙판으로 가라앉은, 한 시절 뜨거웠던 삶들 _237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