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주문에 걸린 듯 특별한 딱지 덕분에 깨달은 우정!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의 113번째 작품
딱지치기는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놀이입니다. 종이를 손으로 직접 접어 만든 딱지부터 말랑말랑한 고무로 만들어진 캐릭터 딱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모습도 바뀌고, 놀이규칙도 다양해졌지만 꾸준히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인기 있는 놀이인 만큼 딱지치기를 하다가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다툼이 생기면 친구끼리 서운한 마음도 생기고, 단짝을 딱지처럼 납작하게 만들어 버리고 싶은 순간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런 순간적인 마음을 포착해 재미난 이야기로 펼쳐 낸 것이 바로 『전설의 딱지』입니다. 그런데 작가는 이야기의 시작점에 ‘오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척 꺼내 놓았습니다. 햇살 쨍한 어느 날, 명수와 주호가 학교 가는 길에 발견할 수 있게 말이지요. 두 아이가 동전을 발견한 게 우연인지 숙명인지 헷갈릴 만큼 오백 원짜리 동전은 뽑기 기계에게, 뽑기 기계는 전설의 딱지에게 아이들을 안내합니다. 절대로 뒤집히지 않는 전설의 딱지가 있다, 게다가 전설의 딱지를 뽑으면 딱지 신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믿기 힘든 이야기입니까! 명수도, 주호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쿡 하고 웃음이 나고 맙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말랑말랑한 고무 딱지처럼 말랑말랑한 상상 속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재미난 이야기 속에서 헤매기를 즐깁니다. ‘동화란 이런 거지!’ 하면서요.
거울에 반사된 내 모습을 본다면
친구에게 서운하기도 하고, 친구가 얄밉게도 보이는 순간들이 겹치면서 명수는 절친 주호에게 못된 장난을 칩니다. 즉흥적으로 떠오른 생각이었는데 막상 행동에 옮기고 보니 꽤 고소한 맛이 있었습니다. 좀 더 새롭고 짜릿한 장난을 쳐 보았습니다. 통쾌했지요. 고 녀석 참! 하면서 따끔하게 혼내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럴 필요 없이 명수 앞에 시련이 닥칩니다. 자기가 주호에게 했던 못된 장난이 거울에 반사된 듯 똑같이 되돌아왔거든요. 우리는 좋은 모습을 보면 똑같이 따라 하고 싶어지고, 반대의 경우 저러지 말아야지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보는 일종의 거울 효과입니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혼내서 가르쳐야 할 때도 있지만,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도록 아이에게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게 좋을 때도 있겠지요. 명수가 혼쭐이 나는 순간, 인과응보다 싶으면서 슬쩍 오늘 나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