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질문이다. 그렇다면 답은 어디에 있는가?
그 답을 찾아 매주 산에 오른다는 김희범의 종횡무진 산행기!
김희범은 진정한 등산인이다. 히말라야 고산준봉을 놀이터 삼아 노는 전문 등반가도 아니고 등산의 건강효과를 의학적으로 연구하는 과학자도 아니지만, 그는 아무튼 진정한 등산인이다. 그의 눈은 졸린 듯 무료해 있다가도 등산 얘기만 나오면 돌연 생기로 반짝거린다. 어떤 주제로 얘기를 시작해도 그의 얘기는 번번이 기-승-전-등산으로 끝난다. 또 실제로 그는 지난 6년간 수백 군데의 국내외 명산을 섭렵했으며, 100여 편의 산행기를 남겼다. 그러니 진정한 등산인이라고 한 것이다.
이런 ‘진정한 등산인’의 느낌이 34편의 책 꼭지마다 글 갈피마다 생생하게 살아있다.
저자는 올 초봄에 차마고도 옥룡설산을 다녀와서 “옥룡설산의 저 날카로운 정상을 보라. 이 세상 모든 북풍한설을 다 맞고도 당당하게 서 있지 않은가! 아름다운 인생이란, 저 옥룡설산 정상처럼 수많은 인연을 다 품으면서도 담대하게 흔들림 없이 나답게, 묵묵히 잘 사는 인생일 것”이라는 산행기를 남겼다. 내일 죽더라도 우리의 삶에는 기개가 넘쳐야 한다는 메시다. 이 기백은 한 번도 역사의 주역으로 살아보지 못한 삶을 한탄하는 데 이른다.
“환갑이 코앞이어서 그런지, 인생 참 앙꼬 빠진 찐빵마냥 재미없이 껍데기로 살았다는 후회가 든다. 이 나이 들도록 내세울 것도 하나 없다. 그 많은 나날 가운데 단 하루라도 창창한 기백을 돋워 역사의 주연으로 살았더라면, 하는 회한이 몰려든다.”
죽다 살아난 등산 친구 이야기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중환자실로 실려 가 며칠간 사경을 헤맸대요. 그때 깨달았죠. 내가 참 바보같이 살았구나! 재활 치료 중에 산을 알게 됐어요. 나는 오래전에 이미 100대 명산 완등을 마쳤는데, 보시다시피 지금은 완전~ 건강해요. 산이 나를 살렸고, 지금은 산 없이는 못 살 것 같아요.” 어떻게 살아야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는지, 단순한 이치를 새삼 깨우친다. 그러면서 주옥 같은 사족을 덧붙인다. “저 물결처럼 모든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고 흐르는 것이, 오늘과 같이 소풍처럼 즐기며 순리대로 살다가 편안히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의 섭리가 아니던가!”
등산인 이제 김희범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여명을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데다가 먹구름과 안개 때문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저 멀리서 시나브로 밝아올 여명을 기다리며 수평선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참고 이겨내면 반드시 피어날 그 여명을 우리는 그렇게 기다렸다.”
개인의 건강과 꿈을 탐구하던 김희범의 메시지는 마침내 개인의 울타리를 넘어 더불어 잘사는 대동사회의 꿈으로 비약한다. 그의 산행기에서 개똥철학이 빛나는 이유다.
“어쩌면 단군왕검이 꿈꾼 세상은 더 부자가 아니더라도 모두를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세상, 모두가 인간답게 살아가는 그런 세상일 것이다. 우리가 그런 마음으로 살아갈 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외부 서평]
책 속에서 김희범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시선이 머뭅니다. 그의 발걸음과 함께 걷고자 하는 마음에 잠시 생각을 멈춥니다. 머리와 가슴으로 함께 하는 산행이 이리도 기쁘고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 꼭 한번 땅을 밟으며 오르겠다는 약속도 해봅니다. _강기정(광주광역시장)
김희범의 산행기에는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인생의 아름다움이 생생하게 담겨서 그와 함께 걷는 듯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그가 풀어놓는 산에 얽힌 이야기와 다양한 삶에 대한 반추는 중독성이 있어서 매번 다음 산행기가 기다려집니다. _이상래(SK하이닉스 유니버서티 전문교수)
김희범의 산행기는 역사를 알게 하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하며, 인생의 순리를 깨닫게 해줘서 건강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해줍니다. _김보현(대우건설 총괄부사장)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산을 찾아 자연의 섭리에서 답을 구하고 더욱 험한 산을 찾아 자신을 단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럴 수 있을까 하고 반문하곤 합니다. 김희범의 글은 삶의 이정표가 되기도 하고 신선한 교훈을 주기도 합니다. _송기봉(유지보수 협회 의장)
김희범의 글은 숨이 차지만, 그 글이 그려내는 풍경은 재미가 쏠쏠합니다. 온몸의 세포를 일깨워 생기를 주고 노폐물을 싹 씻겨냅니다. 무엇보다 넘치는 얘깃거리가 다 친근하게 다가와서 내 얘기 같아서 더 좋습니다. _김미옥(목동 등산가)
국내는 물론 해외(중국, 일본, 몽골)의 명산에서 쓴 작은 서사시… 김희범의 글은 문학과 사랑과 철학과 자연미가 잘 버무려져 향기로운 인간미가 물씬하다.
_황대준(서울 자양중학교 교사, 사진작가, 등산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