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내 운명의 짝
인공지능이 내 운명의 짝까지 찾아 줄 수 있을까?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많은 일을 대신 해 주고 있고, 가까운 미래엔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 운명의 짝〉은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 일을 슈퍼컴퓨터가 대신해 주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여러 사람을 만나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인연을 찾는 것을 인공지능 앱 ‘운명의 짝’이 대신 해 주는 것이다. 해마다 수집되는 개인의 정보들을 토대로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아 추천해 주는 서비스인데, 주인공 세미의 부모님도 그 앱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세미의 부모님은 자신의 짝을 직접 찾는 일은 소모적이니 ‘운명의 짝’에게 맡기고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세미도 그걸 기대하며 ‘운명의 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사실 세미는 기대하는 결과가 따로 있었다. 최근 마음에 쏙 들어온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명의 짝’은 실망스럽게도 세미가 마음에 들어 하는 아이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주었다. 게다가 세미와 가장 친한 친구는 세미가 좋아하는 아이가 자기 운명의 짝인 것 같다며 고백하는데. 세미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운명의 짝’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자기 마음이 원하는 대로 직진해야 할까?
두 번째 이야기-반짝반짝 달 부스러기
편견 없는 믿음은 기적을 만들 수 있다
아빠의 교통사고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연미는 새 학교로 전학을 간다. 그곳에서 짝이 된 아이는 어린이 축구선수였지만 다리를 다쳐 더 이상 축구를 하지 못하는 지후였다. 지후는 축구를 못 하게 되었지만, 마술을 배우며 자기가 처한 상황을 극복해 가고 있었다. 그러나 반 친구들 몇몇은 마술을 하는 지후를 ‘거짓말하는 사기꾼’이라며 비웃고 무시한다. 몇몇 아이들이 주도하는 냉소적 분위기는 반 전체에 퍼져 나머지 아이들도 대체로 지후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연미는 그런 지후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마술이 이루어질 거라는 지후의 믿음에 진심으로 공감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거짓말 같은 마법이 실제로 일어나는 놀라움을 겪게 된다.
세 번째 이야기-이야기하는 일기장
빛나는 모습 뒤엔 그보다 더 긴 노력의 시간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아나운서가 자신의 엄마라는 사실에 늘 자부심을 갖고 있는 시혜는 자신도 엄마와 같은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런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크다. 그런데 어느 날 TV에서 엄마와 함께 방송에 출연한, 시혜와 같은 나이의 배우 강다경을 보고 질투심을 느낀다. 엄마도 자신보다 강다경이 더 뛰어나다고 인정하는 것 같다. 엄마 찬스로 드라마 오디션도 보게 되었지만, 강다경과 함께 들어가 보기 좋게 미끄러지고 만다.
그러나 오디션을 잘 못 본 자기 자신에 대한 화보다 강다경을 더 응원하고 부러워하는 듯한 엄마에게 분노가 더 컸던 시혜는 집에 와서 엄마의 중요한 취재 노트를 찢어 버리고 만다. 그런데, 취재 노트 뒤에 있던, 이제껏 보지 못한 오래된 녹음기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호기심에 버튼을 눌렀다가 그 안에서 들려오는 여자아이의 목소리에 시혜는 깜짝 놀라고 만다. 그건 누구의 목소리일까?
네 번째 이야기-느림보 반찬가게
꽉 닫힌 경계의 빗장을 스스르 풀게 만든 비밀
천재의 엄마는 천재와 아빠를 남겨 두고 제주도로 요양을 갔다. 아픈 엄마는 곧 돌아오겠다 했지만, 어쩌면 못 돌아올 수도 있다고 했다. 끼니 거르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지만, 아직 4학년인 천재와 낮에도 일하고 밤에도 종종 대리운전을 하는 아빠가 끼니를 잘 챙겨 먹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어느 날 집앞에 도시락이 배달되었다. 처음엔 먹지 않고 그대로 두었는데, 다음 날엔 천재에게 쪽지까지 남겨 두었다. 천재는 엄마가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그런 엄마를 위해 미술대회에서 꼭 1등하여 엄마를 기쁘게 해 드리겠다고 생각한다.
그림엔 늘 자신 있는 천재였는데, 최근 이외의 복병이 생겼으니 바로 얼마 전 전학 온 느림보 태현이다. 모든 것이 느린데, 그림만큼은 빠르고 또 훌륭하게 잘 그렸다. 천재는 그런 태현이가 눈엣가시라 늘 의식하고 신경을 쓰며 경계했다. 미술대회 당일, 자기는 그림을 완성하지 못했는데 태현이는 벌써 완성한 걸 보고 참을 수 없었던 천재는 실수인 척 일부러 태현이 그림에 물을 쏟아 버렸다. 그러고는 내내 마음에 걸리던 참이었는데, 어쩌다 태현이 엄마까지 만나게 되었다. 가시방석 같은 그 자리를 도망치고 싶은 천재는 ‘고맙다’는 태현이 엄마의 말에 어리둥절한다. 그리고 그간 자신에게 배달된 도시락의 정체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