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세계사는 절반의 역사였다!
조문영 교수,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 강력 추천!
‘가장 보편적이며 지속 가능한 인류의 캘린더’로 만나는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인류의 역사!
일 년 365일, 여기에 윤년의 2월 29일을 더해 총 366일의 이야기를 담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은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를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1492년 10월 12일을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아닌 오랫동안 그곳에 살아온 원주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식이다. 갈레아노는 “원주민들은 자신들이 인디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중략) 다른 하늘의 신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라고 기술하며 발견의 서사를 뒤집는다. ‘최초의 동성 결혼식’으로 알려진 1901년 6월 9일을 들여다보자. 엘리사는 마르셀라와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남성복을 입고 이름과 목소리를 바꾸었다. 두 사람은 여러 번 체포되고 도망치기를 반복하며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한 세기 뒤인 2010년,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국가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고 작가는 담담히 기술한다. 유전이 개발되며 770억 리터의 오염물질이 방류된 에콰도르의 1967년 3월 29일의 악몽은 어떻게 끝났을까? ‘열대우림의 체르노빌’이라 불리는 환경 재앙이 있은 지 40년 뒤인 2008년 6월 5일, 자연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한 새로운 헌법이 제정되며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세계 최초로 바꾸어놓았다.
서구의 시선을 걷어내고 약자의 입장에서 본 역사는 참혹하다. 그럼에도 갈레아노는 역사의 흐름 속에 매몰되고 희생된 매일이 아닌,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오늘을 보여주고자 했다.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듯 ‘대학살 속에서도 살아남은 용기와 아름다움’이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라틴아메리카의 비판적 지식인 에두아르도 갈레아노가
투병하며 써내려간 ‘침묵보다 나은 말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은 ‘폭력에 이야기로 맞서는 작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가 일흔한 살의 나이로 발표한 책이다. 1971년 출간되어 라틴아메리카의 교과서로 뜨겁게 읽힌 《수탈된 대지》, 고국을 떠나 망명 생활을 하며 써내려간 대작 〈불의 기억〉 등을 통해 그는 문학과 예술이 사회 변화를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2007년 폐암 진단을 받은 갈레아노는 ‘가장 보편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류의 캘린더’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을 집필에 나선다. 그는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암은 암일 뿐이다. 그것은 어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내일 죽을 것도 아니다.” 특유의 통찰력은 물론 세계와 환경, 인간에 대한 사랑까지 아낌없이 담은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를 발표하고 3년 뒤인 2015년, 갈레아노는 타계했다.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의 원제는 ‘날들의 아이들’, 혹은 ‘시대의 아이들’을 뜻하는 ‘LOS HIJOS DE LOS DÍAS’이다. ‘그리고 우리가 태어났다. 시대의 아이들이자 지식의 탐구자로, 삶을 추구하는 영혼으로.’ 과테말라의 마야 공동체에서 들은 이 〈창세기〉에서 이 책의 영감을 얻었다고 갈레아노는 밝힌다. 짓밟히고 수탈당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에 평생 천착해온 그는 이제 전 세계로 눈을 돌려 인류의 역사를 재해석한다. 평소에도 원고 수정을 대대적으로 하기로 유명한 갈레아노이지만, 이번에는 완성된 버전이 무려 11가지나 되었다고 한다. 그가 ‘침묵보다 나은 말만 남기겠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완성한 최종 텍스트가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성실하게 소개해온 남진희의 번역으로 우리 앞에 도착했다. 역사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모두의 책임을 상기하자고 권하는, 침묵을 이기는 진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