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건축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전통 건축 기술인 드잡이는 안타깝게도 오랜 시간 등한시되었다. 굳이 손도 많이 가고, 어려운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도 더 좋은 장비로 더 편하게 수리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드잡이 기술은 제대로 정립된 바 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문화재수리 관점으로 접근하자 상황이 반전되어 드잡이 기술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났다. 현대 건축의 수리가 건조물을 ‘뜯어고치는’ 구조상의 리모델링이라면, 전통 건축의 수리는 짜맞추어 지은 가구식 건조물을 ‘손보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드잡이는 건축물을 이동하거나 건축물의 훼손된 일부 부재를 교체하는 데 필수적인 고급기술이기에 반드시 보존해야 할 뿐더러, 앞으로도 더 발굴하고 보다 명확히 정립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중요한 기술이다.
특히 문화재수리 현장에서는 최소한의 해체를 통해 원형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우리 문화재수리 기술 가운데 해체 없이 수리하는 기술의 명칭이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드잡이’다. 드잡이는 쉽게 말해 ‘들어서 바로잡는 일’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직업사전에서는 ‘드잡이공’에 대해 “내려앉거나 기울어진 전통 목조건조물이나 석조건조물 등의 뒤틀림, 기울임 또는 파손된 부분을 바로잡고 원형에 맞게 복원”하는 기술자라고 설명하고 있다.
드잡이는 건축물을 이동하거나 건축물의 훼손된 일부 부재를 교체하는 데 필수적인 고급기술이기에 반드시 보존해야 할 뿐더러, 앞으로도 더 발굴하고 보다 명확히 정립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문화재수리 표준품셈에서 제시한 목공사 드잡이는 지붕 무게를 없애고 기둥 등을 드잡이 하는 것만 기술되어 있지만 이 책에서는 건축물을 바로잡고, 들어올리고, 이동시키고, 건축물의 일부 부재를 교체하는 기술 등에 대해 설명한다. 아울러 드잡이는 전통 목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므로, 드잡이 관점에서 바라보는 건축 구조와 양식 등도 함께 서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