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해 보이는 원자와 중력부터 기후 위기 그리고 양자 컴퓨터까지
세상의 복잡성에는 단순함이 숨겨져 있다
이 책은 중력에서 시작된다. 중력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공기와도 같은 것으로 중력에 의해 세상의 모든 물체는 서로를 끌어당긴다. 뉴턴은 사과를 땅으로 끌어당기는 힘과 행성이 궤도를 돌게 하는 힘이 결국 같은 것임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파악함으로써 우주에 보편적으로 작용하는 힘인 중력을 설명한다. 그러나 중력은 인간이 의존하는 또다른 힘인 전기에 비하면 아주 미약하다. 전기는 중력보다 1만의 10억 배의 10억 배의 10억 배의 10억 배나 강한 힘으로, 그 위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인간은 전기를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지구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었다. 전기를 사용하면서 인간의 삶은 윤택해졌지만, 세상의 무질서함은 커졌다.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기후 위기의 과정은 열역학 제2법칙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영국의 물리학자 아서 에딩턴 경이 “자연법칙 중에서 최고의 지위를 차지한다고 생각한” 이 법칙에 따르면 엔트로피(무질서)는 언제나 증가하기 때문에, 인간이 질서를 수립하면 할수록 주변은 무질서해진다. 인간이 지금 수준의 삶을 영위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앞으로도 계속 엉망이 되어갈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만든 질서는 엄청난 무질서를 우주로 발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상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 세상을 구성하는 92종의 원자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우주의 모든 다양성을 만들어낸다. 같은 원자들을 가지고도 배열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배열에 따라 장미와 은하, 신생아까지 만들 수 있는 이 원자의 존재를 저자는 “자연의 알파벳”이라고 말한다. 한편 원자가 “자연의 알파벳”이라면, 그 알파벳을 구성하는 획과 같은 존재가 바로 입자이다. 20세기 초에 처음으로 원자와 그것의 구성 입자를 연구하던 물리학자들은 세상의 궁극적인 단위인 원자, 전자, 광자 등이 입자인 동시에 파동처럼 행동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입자와 파동은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양자장 이론에서 입자는 근본적으로 파동이다. 이를 설명한 양자 이론은 레이저, 컴퓨터, 핵 반응로 등 인류의 삶을 바꾼 획기적인 발명으로 이어졌으며, 오늘날 과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주제 중 하나인 양자 컴퓨터의 초석을 놓았다. 양자 컴퓨터는 엄청나게 많은 자기 복사본을 만들어서 각기 다른 계산을 동시에 수행한다. 마치 평행 우주에 존재하는 스스로의 복사본을 활용하는 것 같다. 양자 컴퓨터는 원자나 원자 비슷한 것들이 여러 계산들을 동시에 수행해서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해치우는 능력을 이용한다. 저자는 양자 컴퓨터의 위력을 기존의 컴퓨터와 비교하며 앞으로 20년 이내에 양자 컴퓨터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특수 상대성 이론은 최근 SF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물리학 이론으로, 속도와 시간에 대해서 말해준다. 엄청난 속도로 시간을 되돌리는 영화 속 장면과 달리, 특수 상대성 이론은 누구도 빛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한다. 누군가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면, 그에게는 무한대에 가까운 저항력이 작용하게 된다. 즉 에너지는 그에 대응하는 질량을 가지기 마련인 것이다.
판 구조론부터 지구 온난화까지
모든 과학은 연결되어 있다
태양의 빛은 모든 지구 생명의 근원이다. 태양은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의 중심에 있는 핵을, 두 번째로 가벼운 원소인 헬륨의 핵으로 융합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작동한다. 이 핵융합 반응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 바로 햇빛이다. 수소의 원자핵에는 1개의 양성자가 있고, 헬륨의 원자핵에는 2개의 양성자와 2개의 중성자가 있다. 양성자가 다른 양성자와 충돌해서 일어나는 핵융합은 평균적으로 100억 년에 1번 정도 일어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태양이 그토록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인간과 같은 복잡한 생명이 지구에서 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태양만으로 지구에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단 햇빛이 지구에 도달하면 지구 대기의 온실 가스에 의해 온실 효과가 발생한다. 공기처럼 사소한 것이 열을 가둬둔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대기의 0.04퍼센트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엄청난 효과를 낸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여기에서 더욱 흥미로운 점은 지구의 판 구조가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묻는다는 점이다. 지구의 지각이 마치 갈라진 포장도로처럼 부서져 움직이면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완화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대기 중의 온실 가스가 지나치게 누적되는 것을 막아주었고, 수십억 년 동안 지구의 기후를 안정시켜왔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화석연료를 연소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엄청난 양으로 배출하기 시작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멘트 또한 이산화탄소의 주요한 배출원이다. 소와 같은 가축의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테인과 자동차 배기구에서 배출되는 이산화질소 등도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한다. 인간의 생활로 말미암은 지구 온난화는 지구의 자체적인 정화 과정을 넘어선다. 이 온실 효과가 누적된다면 지구는 머지않아 수성이나 금성처럼 생명체가 살 수 없는 뜨거운 불덩이가 될지도 모른다.
뇌부터 진화론까지
자연선택으로 우리의 뇌가 더 대단한 뇌로 진화할 수 있을까?
인간의 뇌는 대략 1,000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약 1조 개의 보조 세포가 있어서 뉴런이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해준다.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완전하게 이해한다면, 그 존재는 이미 인간이 아니라는 말과 같다. 뇌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아주 복잡한 방식으로 암호화되어 있다. 인간의 뇌는 희미한 전구를 밝힐 정도의 전력인 20와트 정도의 전력으로 슈퍼컴퓨터가 20만 와트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양의 계산을 해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뇌의 에너지 효율은 슈퍼컴퓨터의 1만 배나 된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거듭하면 현 인류의 뇌보다 훨씬 더 큰 뇌를 가진 먼 미래의 인간이 등장할 수도 있을까? 진화론적인 예측을 따르면 그렇지 않다. 현 인류는 이전의 인류보다 훨씬 더 온화한 세상에서 살고 있고, 다른 사람들이 대신해서 사냥을 해주며, 대신하여 위험 요소를 없애주기도 한다. 따라서 미래의 인간은 우리보다 몸집도 더 작고, 뇌도 더 작을 수도 있다.
각각의 과학 분야가 넘을 수 없는 벽을 사이로 점점 전문화되어가고 있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이 책은 물리학과 지구과학, 생물학을 넘나들며 각각의 개념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수많은 과학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에서 출발하여 또다른 중요 개념으로 넘어가는 이 책은 마치 과학의 징검다리와 같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과학 내의 여러 분야를 가로지르며 현대 과학을 이해하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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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저자에게 쏟아진 찬사
초운은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 파동함수, 양자 중첩, 중력과 빅뱅을 재치 있고 분명하게 설명하여 생동감 있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해준다. - 「가디언」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매력적인 이야기. - 「프로스펙트」
다정한 재치와 과학적 감각. - 「네이처」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과학을 소개하는 이 책은 분명히 여러분의 과학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필 것이다. - 「BBC 스카이 앳 나이트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