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서점 되살리기 프로젝트!
동네 서점의 지속가능한 경영과
그곳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온라인 서점과 대형 체인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가는 동네 서점들. 한때 가나자와시에서 사랑받던 ‘퀸즈북스’도 그중 하나다. 고객을 우선시하는 신조를 앞세워 성장하던 퀸즈북스는 창업자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후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며 위기에 몰린다. 변화 없이 하루하루 낡아가는 동네 서점 앞에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폐업뿐이다. 결국 은행에서는 퀸즈북스를 파산우려거래처로 분류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지점장 출신 은행원 가부라키 켄이치를 파견하게 되는데…
위기의 퀸즈북스로 좌천된 가부라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퀸즈북스가 완전히 파산하기 전에 남아 있는 자산을 정리해서 은행 대출금을 회수하거나, 퀸즈북스를 도와 경영 상황을 안정화하거나. 가부라키는 후자를 택하려 하지만, 5분기 연속 적자에 경영/마케팅 전략이 부재하는 상황에서 퀸즈북스를 되살리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창업주인 남편을 여의고 아무 준비 없이 경영을 맡게 된 2년 차 사장 구로키 사나에, 가부라키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여섯 지점의 점장들과 직원들까지. 과연 가부라키는 이들과 함께 무사히 퀸즈북스를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어른들을 위한 비즈니스 소설
재미와 감동, 교훈을 모두 잡다
《서점을 살려라!》는 망해가는 서점의 경영 재건을 위해 해결책을 찾는 비즈니스 소설이다.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스토리로 소설로서의 재미를 잃지 않는 동시에 경영과 마케팅의 기본이 되는 정보들을 알기 쉽게 녹여내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가부라키가 구로키 사장에게 가르치는 재무제표 해석법, 여섯 개 지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이는 마케팅 및 조직 관리 기법, 카운슬러를 자처하는 지적인 바텐더 나오코와의 대화에서 등장하는 세일즈 이론 등 보물 같은 지식이 이야기 군데군데 숨어 있다. 대형 출판 유통회사를 거쳐 일본 유명 서점의 대표로 일했던 저자의 경험담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사실감을 더한다.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서점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등장인물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이 소설의 주된 묘미다. 의욕은 있으나 실무 지식이 부족하던 구로키 사장, 마케팅에 대한 이해 없이 현장 경험에만 의존하던 니시다 점장, 직원 관리를 어려워하던 다카하시 점장 등 퀸즈북스 직원들이 문제에 맞서고 고민하며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들의 내일을 응원하게 된다. 가부라키와 서점 직원들의 삐걱거리던 관계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까워지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실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인물들은 서로를 점차 변화시키며 이야기의 몰입감을 더욱 높여준다.
이 소설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세렌디피티’, 즉 누구나 지니고 있는 ‘우연한 행운을 발견하는 능력’이다. 저자는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 사람과 책의 우연한 만남이 가진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서점을 살려라!》와 독자들의 우연하고도 절묘한 만남 역시 따뜻한 감동과 재미 그리고 교훈을 선물할 것이다. 오늘도 분주하게 서점을 단장하고 있을 동네 서점의 책방지기들과 그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