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 기도를 들어주기 위해 너희가 여기 나타났다 이거야?”
별똥별과 함께 우리 집을 찾아온 다섯 명의 아이들
별똥별이 떨어지는 밤, 우리 집 창문을 두드리는 낯선 아이들이 있다. 맙소사. 우리 집은 2층인데……. 정신을 차렸을 땐 아이들이 모두 내 방으로 들어온 후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 아이들, 무언가 심상치 않다. 붉은 악마 티셔츠부터 비즈로 만든 마스크 스트랩, 특이하게 생긴 회오리 모양 시계까지. 게다가 과거에서 왔네, 미래에서 왔네 하며 도통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자기를 소개하기까지 한다.
태어난 시대도, 입고 있는 옷 스타일도, 말하는 방식도 모두 다른 다섯 명의 아이들. 이 아이들이 내 방에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시대가 달라지면 어린이들의 고민도 달라지는 걸까?
50여 년을 관통하는 아이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어린이들은 늘 고민한다. 어른들과의 갈등과 좋아하는 이성에 대한 고민, 친구들과의 고민, 자존감에 대한 고민 등. 언뜻 작품 속 어린이들의 고민은 제각기 다른 것처럼 보인다. 시대가 달라지면 어린이들의 고민도 달라지는 걸까?
그런데 여기서 잠시, 작품 속 아이들을 다시 세심하게 살펴보자. 창문으로 들어온 다섯 아이는 오랜 시간 차를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경청하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는 1990년대를 살아가는 홍은주의 고민이 2020년대 엄지온의 고민과 맞닿아 있고, 또 그러한 엄지온의 고민이 2040년대를 살아갈 이루이의 고민과 맞닿아 있음을 드러낸다. 또한 작품은 이러한 연결을 통해 어린이들의 고민은 결코 가볍지 않으며, 본질적인 고민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여기서 최빛나 작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 시점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나’라는 익명의 어린이를 등장시킨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익명의 ‘나’에 자신을 투영하여,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의 일상은 흘러가고 있고, 진짜 소중한 건 현재를 사는 지금이라는 점을 일깨울 수 있다. 여전히 수많은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과거, 현대, 미래의 어린이들에게 응원을 던지는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 길고 긴 고민 끝에 선 어린이들이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 본다.
1990년대 과거부터 다가올 2040년대 미래까지,
각기 다른 시대 아이들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은 시간 여행 스토리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은 지나온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까지 각기 다른 시대 아이들의 고민을 ‘시간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묶은 작품이다.
1997년 워크맨 속 유행 가요부터 2048년 감정을 조절해 주는 최첨단 시계까지. 어린이 독자들은 부모님 세대에게 들었을 법한 추억 속 세상과 영화, 드라마에서만 보던 첨단 과학 세상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즐길 수 있다. 세월 흐름에 맞는 물건들의 등장과 쓰임새를 살펴보는 것 역시 이 작품을 읽는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여기에 일러스트레이터 모차 작가의 그림은, 마치 사진첩을 연상시키는 프레임 구조를 차용하여 시간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더욱더 효과적으로 보여 준다. 사진첩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새로운 시대로 자연스럽게 빠져들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 우리 앞의 창문을 활짝 열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