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친절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단골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든 것은 표지에 그려진 한 조각의 애플파이 일러스트가 맛있어 보이고 귀여워서였다. 혀끝에 이끌려서 구입한 책이라고 할까?
이 책에는 고민하는 5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매일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각자는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크게 불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은 사람들. 다섯 편의 이야기는 코로나를 지나온 우리의 모습을 세심하게 그려낸다. 재택근무, 온라인 회의, 출퇴근 시간 붐비던 사람들이 없어진 역 근처 쇼핑몰, 소독을 철저히 했던 미용실....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불안함과 동시에 일상의 편안함을 함께 느꼈던 때였다.
도심 속 "나홀로 카페"인 카페 도도에서 5명의 여성들이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스토리 전개에 안심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SNS의 "#정성을다하는삶"을 흉내내려다 지친 여성이 있는 반면, "#정성을다하는삶"을 보여줬던 여성에게는 SNS에서 표현하는 게 필요하기도 했다.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는 선택적 부부별성제를 원하는 여성이 동료에게 "남편의 성을 쓰면 바보 취급 당할 것 같다"는 말을 듣는 장면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갈 수 있다/없다"는 두 가지 답이 아닌 다른 길도 모색할 수 있고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뜻한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작은 사회적 메시지가 왠지 모르게 기뻤다.
1인 전용 카페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자신을 돌보는 방법"과 "자신의 중심을 잡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녀들은 주변과 세상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을 바꾸게 된다. 부드러운 깨달음을 안겨주는 카페 주인의 말과 소박하지만 맛있는 요리가 매력적인 소설이다. 소설 속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 그 자체로 나에게 친절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서적잡지 〈다빈치〉 서평
당신의 마음을 치유해줄 소중한 한 권
카페나 찻집이라는 장소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사람들은 모두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를 먹으며 편안한 시간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카페를 배경으로 한 연작 단편 모음집이다. 현대 사회, 고민이 많거나 마음이 지친 여성들이 각 이야기에 등장한다.
그녀들이 무언가에 이끌리듯 발을 들여놓는 곳은 주변은 주택가인데 유독 그곳만 나홀로 나무에 둘러싸여 있는 ‘카페 도도’이다. 간판에는 왠지 모르게 그녀들의 고민에 효과가 있어 보이는 메뉴가 붙어 있다. 이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은 소로리라는 이름의, 부스스한 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쓴 키가 큰 남자다.
예를 들어 이 책의 세 번째 이야기 〈자신을 돌보는 마시멜로 구이〉의 사요코는 50대의 잡화점 점장이다. 본사 인테리어 부서의 구매 담당자였던 사요코가 역에 인접한 쇼핑센터 내에 있는 가게의 점장이 된 것은 코로나로 손님이 줄어든 가운데 "매출 증진과 운영 혁신"을 지시받고 발령받았기 때문이다. 인원을 늘리지 않으려 무리한 교대 근무로 일하는 것은 순간의 보람은 있지만 부담도 크다. 50대인 그녀의 체력도 예전 같지 않다. 사요코가 처음 카페 도도를 찾은 것도 가게 골목 입구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던 그녀에게 카페 주인 소로리가 다정하게 말을 건넨 것이 계기였다. 소로리가 그녀에게 건넨 메뉴는 "나를 위한 달콤한 음식" 바로 마시멜로 구이다.
소로리가 제공하는 것은 언제나 그 사람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메뉴다. 피로를 드러내는 손님들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노력하고 있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전보다 더 많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이럴 때 한숨 돌릴 수 있는 따뜻한 차와 달콤한 디저트에 얼마나 큰 위로를 받을 것인가. 잠깐의 휴식은 분명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된다. 어떤 세상이든, 어떤 고민과 걱정이 있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작가 시메노 나기는 제1회 맛있는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작가로 데뷔했으며, 현직 카페 주인이기도 하다. 과연, 카페 도도에서 제공하는 메뉴가 실제 무척 맛있어 보이는 것도 납득이 간다.
그런데 이 책에는 수수께끼의 화자가 등장한다. 정갈한 말로 도도한 모습을 알려주는 이 캐릭터, 도대체 누구일까 생각했는데… 아, 그랬구나!
-마쓰이 유카리(평론가)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