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나의 버팀목, 가족
초등학교에 입학한 무렵, 수아는 엄마에게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엄마와 아빠가 이제는 같이 살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혼은 엄마, 아빠의 결정이지만 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왜 내 의사를 전혀 묻지도 않는 걸까요?
엄마는 아빠와 헤어지며 앞으로 수아와 둘이 살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각자 씩씩하게 잘 살아보자고 합니다. 엄마는 경제적 독립을 위해 새롭게 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수아에게도 1학년이 되었으니 무엇이든 스스로 해볼 기회가 생긴 거라고 합니다. 수아에게는 엄마 아빠가 헤어진 것도 너무나 큰 슬픔인데, 일을 시작한 엄마는 너무 바쁘기만 합니다. 하루 종일 회사에 있다가 퇴근해서도 일을 다 못했다며 집에서 노트북만 들여다봅니다. 그리곤 피곤해서 금방 잠들기 일쑤입니다. 3학년이 되었는데도 엄마의 일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수아는 혼자 놀고, 혼자 숙제하고, 엄마가 말한 것처럼 너무 많은 걸 스스로 해야만 합니다.
이처럼 아이들의 자립심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한 성장 과정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이 크다면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바라는 건 그리 크지 않습니다. 바쁜 엄마들의 일상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더 잘 이해할 때도 있습니다. 다만 아이들은 잠시라도 좋으니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립니다.
마음이 함께 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엄마와 함께 산책하는 다른 친구들을 보며 수아는 프리마켓이 열리고 있는 공원에 자기도 모르게 발길이 닿습니다. 그곳에서 수아는 어느 할머니를 만납니다. 그 할머니는 수아에게 상자를 내밀며 간절한 사람만이 행운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얼떨결에 상자를 받아 든 수아는 자신이 원하는 걸 떠올려봅니다. 그러자 그 상자는 인형의 집을 조립할 수 있는 세트로 변합니다.
오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한 엄마에게 수아는 인형의 집을 보여주며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일이 너무 힘들었던 엄마는 일찍 자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수아와 인형 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말한 게 떠올라 엄마와 함께 인형의 집 초인종을 누르며 둘은 동시에 소원을 얘기합니다. 그때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엄마가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작아진 것입니다.
처음에 둘은 어리둥절했지만 작아진 몸으로 회사를 갈 수 없게 된 엄마는 휴가를 써 잠시 일을 쉬게 됩니다. 결국 엄마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된 이상 둘은 그 상황에 적응해가며 이젠 수아가 엄마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작아진 엄마를 보살펴줄 사람은 수아뿐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그동안 서로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수아는 엄마를, 엄마는 수아를, 서로서로 걱정합니다.
두 사람의 소원은 끌까지 행복을 안겨줄까요? 마법의 시간을 과연 끝낼 수는 있을까요? 엄마와 딸이 펼치는 마법 같은 이야기가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로 잔잔한 감동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