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십 년 동안 과학 분야에서 일어난 급격한 발전으로 우리는 우주와 지구의 나이, 생명 다양성의 기제에 관해 많은 내용을 알게 되었다. 현대 과학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주 나이는 약 138억 년이고 지구 나이는 약 45억 년이며, 인간은 수백만 년 전에 유인원과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와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했으며, 최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수는 결코 1,000명 이하로 줄어든 적이 없었다.
이 점은 성경을 권위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도전을 제기한다. 과학이 가르치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그분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은 최초의 인간 부부였던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과 범죄로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한 사람 아담의 범죄가 죄와 사망을 들여왔듯이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과 속죄가 구원과 생명을 가져왔다는 성경의 가르침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아담의 역사성이 부인되면 그리스도의 구원 또한 효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인간이 유인원과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와 진화했다면 언제부터 인간이 된 것인가? 동물에게는 죄책감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인간은 어떻게 죄를 인식하는 존재가 되었는가? 그리고 죄는 언제 시작되어서 어떻게 퍼졌는가?
천체물리학자인 저자는 과학(물리학, 천문학, 생물학)과 고대 근동학, 성서학, 조직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과 설명을 동원하여 성경(특히 아담 이야기와 “원죄” 교리)과 현대 과학(특히 인류의 기원과 생물학적 진화)이 서로 양립할 수 있음을 꼼꼼하게 논증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원죄 교리와 인간의 진화를 조화시키기 위한 네 가지 유형의 일반적인 시나리오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인간의 대표로 행동하는 특정한 역사적 인물들로서의 아담과 하와.
2. 특정한 역사적 인물들로서의 아담과 하와. 죄는 문화 또는 가계를 통해 퍼졌다.
3. 오랜 기간에 걸쳐 특별계시를 받은 많은 개인을 일컫는 고도로 압축된 역사로서의 아담과 하와.
4. 모두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었고 죄를 선택한, 오랜 기간에 걸친 많은 개인을 일컫는 상징적인 인물들로서 아담과 하와.
이 시나리오들 각각의 장점과 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저자는 “시나리오 유형 1과 2에서처럼 아담과 하와가 특정한 역사적 인물이라면 그들이 언제 살았는가? 시나리오 유형 3과 4에서처럼 아담과 하와가 오랜 기간에 걸친 많은 사람이라면 그 시기는 언제 시작했는가?”라는 질문에 관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답변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각각의 답변의 장점과 도전들을 설명한다.
ㆍ 아마도 최초의 죄는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하기 훨씬 전) 우리 조상들이 희미한 자아 인식을 갖추기 시작한 때 또는 복잡한 개념들을 생각할 능력을 갖추고 그것들을 언어로 소통하기 시작했을 때인 수백만 년 전에 발생했을 것이다.
ㆍ 또는 아마도 최초의 죄는 우리 조상들이 아직 호모 에렉투스(또는 하이델베르겐시스)로 분류되었을 때, 그리고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에 이르는 계통이 분리되기 전인 거의 일백만 년 전에 발생했을 것이다. 이 단계에서 우리 조상들의 두뇌 용량은 평균적으로 거의 우리의 두뇌 용량만큼 컸지만 같은 방식으로 조직화되지는 않았다. 그들은 인지 발달 측면에서 동물의 수준을 넘는 기준선을 넘었지만, 오늘날 성인의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다.
ㆍ 또는 아마도 호모 사피엔스에서 가장 최근의 인구 병목현상이 일어났던 시기인 약 15만 년 전에 발생했을 것이다. 이 시기에 우리 조상들은 해부학적으로 및 유전학적으로 현대인과 거의 완전하게 똑같았고, 인지상으로 현대인의 수준에 거의 도달했을 수도 있다.
ㆍ 또는 최초의 죄는 명확하게 현대적인 특정한 종류의 행동이 최초로 출현했을 때인 약 4만 년 전에 발생했을 것이다.
ㆍ 또는 최초의 죄는 현대의 농업과 다른 신석기 혁명의 발달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약 12,000년 전에 발생했을 것이다.
ㆍ 또는 최초의 죄는 현대의 기록이 출현한 시기에 가까운 6,000년 전쯤에 발생했을 것이다.
저자는 현대 과학이 제기한 도전과 파장을 해결하기 위해 설명 가능한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면서도 우리가 결코 역사적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저자는 죄가 언제 시작되어 어느 경로를 통해 전파되었든 간에 우리 모두 죄인이라는 사실과 예수 그리스도가 죄에 대한 궁극적 해결이라는 사실은 변함 없는 진리임을 역설한다.
원죄 교리와 인간 진화의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민하는 사람,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특별계시(성경과 신앙)와 일반 계시(학문 일반과 특히 과학) 분야의 지식 모두를 진지하게 취하여 비록 우리가 이 세상에서는 불완전한 지식만을 가질 수밖에 없을지라도 최선을 다해 진리에 근접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고 저자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함께 숙고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