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성교육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싫어요. 안 돼요. 하지 마세요.’같은 구호들이다. 현대의 성교육에서 싫은 걸 싫다고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림책 홍보를 위해서도 이 부분을 강조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저자와의 대화를 이어갔으나 저자는 ‘안 돼요.‘와 ’싫어요’가 우선되어서는 안 된다고 단호히 얘기했다. 저자는 성교육의 기본 목적은 ‘나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태도, 즉 나 자신에 대한 존중’에 있으며 이는 타인을 존중하게 하는데 기본이 된다고 강조했다.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존중하는 태도 함양이 자신과 타인을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게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눈·코·입을 배우는 시기에 자신의 신체 구석구석의 이름을 정확히 라벨링 할 수 있게 하는 것,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 그 원리를 알게 하는 것, 같고 다르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 어른이 되어야만 할 수 있는 행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명확히 구분 지어 주는 것, 그리고 따뜻하게 그것을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었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존중과 구분, 성의 객관적 이해가 우선되는 본질적 성교육!
성적 피해를 방어하기 위한 교육은 본질적 성교육 이후에!
「아이는 어떻게 태어나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내 몸 구석구석의 정확한 명칭도 알지 못했던 나의 무지에 부끄럽기도 했는데 떠올려보니 알려고도 안 했고 알아야 한다는 생각도 못 했던 것 같다.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 본 적이 있었는지 반추했다. 천천히 이 그림책 설명서를 읽고 그림들을 살펴보며 아이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 중 나는 몇 개나 당황하지 않고 즉각적이고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성교육 또한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처럼 몸에 배도록 자연스럽게 체득해야 한다는 것을 성인이 된 지금에야 깨달았다.
‘우린 알게 모르게 감추거나 상대방도 알 거라는 지레짐작으로 스리슬쩍 넘기진 않았나?’, ‘나쁜 의도이기보다는 조심스럽고 당황해서, 내가 아는 것을 입 밖으로 꺼내기 부끄러워서 모른 척 넘기진 않았나?’
이 책을 읽는 성인들은 먼저 자신의 성지식과 성인식을 점검해 보길 권한다.
어려서부터 나라는 존재의 귀함과 생물학적인 내 몸을 알아가는 것을 시작한다면 인간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지지 않을까?
올바른 성인식을 갖게 된다면 어느새 부모 자녀 간에도, 교사와 학생 간에도 ‘성’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일상을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유연하게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언제나 무슨 일이든 기본이 중요하다. 나에 대한 이해, 다른 이와의 관계 이 모든 것이 기본이 갖춰졌을 때 쉬워진다는 생각이 든다.
‘성’에 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아이는 어떻게 태어나요?」는 글을 읽지 못하는 영유아들에게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몸에 좀 더 친근해지고, 부모나 교사에게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을 전달할 수 있는 기본을 갖출 길잡이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