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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개봉 영화 〈1980〉의 오리지널 각본집
가난하지만 마음은 넉넉했던 1980년 광주,
그곳에 문을 연 중국집 ‘화평반점’을 둘러싼 10일간의 이야기
〈1980〉은 여덟 살 소년 철수와 철수네 가족, 그들과 관계 맺고 있는 주변 인물들의 시선으로 풀어간 5·18 민주화운동 10일간의 기록이다. 가난하지만 마음은 넉넉했던, 일상적인 추억을 나눌 수 있었던 전라도 광주의 평범한 동네가 배경이다. 그 동네에 1980년 5월 17일, 중국집 ‘화평반점’이 개업한다. 화평반점의 1대 주인장인 철수 할아버지는 6·25 동란 때 배 속에 아이를 가진 아내와 다섯 살 먹은 아이를 데리고 황해도에서 피란 내려와 광주에 자리를 잡았다. 군사정권 시절 변변한 직업을 얻지 못하던 할아버지는 중국집 배달과 주방 ‘시다’를 거쳐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드디어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철수 엄마는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고,철수 아빠는 민중운동에 투신 중이며, 삼촌은 화장품 판매 일을 하는 ‘아모레 이모’와 곧 결혼할 예정이다. 이런 어른들의 일과는 상관없이, 옆집에 사는 동갑내기 영희를 짝사랑하는 철수의 관심은 온통 영희에게 쏠려 있다. 5·18의 폭풍이 동네를 휩쓸기 직전, 화평반점을 개업한 철수네 대가족은 이제 행복한 꿈만 꾸면 된다고 생각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편 민주화를 열망하던 ‘서울의 봄’이 서울역 회군으로 물거품이 되어갈 즈음, 광주에서는 평화로운 시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평화 시위가 신군부의 탐욕에 의해 폭동으로 둔갑하며 계엄군의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고, 그로 인한 분노로 5·18 민주화운동이 점화되기에 이른다.
1980년 5월 17일부터 10일간, 그 악몽 같았던 시간 속에서 철수네 가족과 영희네 가족, 동네 사람들이 겪은 폭력과 탄압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평범한 인물들이 무자비한 역사의 풍랑 속으로 휩쓸려버리는 모습들이 슬픔과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각본집에서는 영화에 담기지 않은 철수와 영희의 뒷이야기와 화평반점이 문을 닫게 되는 현재 시점의 이야기까지 확인할 수 있다.
강승용 감독은 ‘기획 의도’에서 “상처를 평생 가슴에만 묻고 살았을 힘없는 소시민 철수네 가족을 통해, 국가가 휘두른 폭력의 결과가 개인에게 한평생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담고 싶었다. 어떠한 경우든 공권력으로 국민의 존엄을 짓밟는 행위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명제에 동의를 구하고자, 이 이야기를 여러분께 보낸다”라고 말했다. 《1980 각본집》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아픈 역사와 그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