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법을 배울 수 있는 여건이 전무한 20세기 초에 탄탄한 지적 배경과 유망한 경력을 쌓은 독일 청년이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먼 아시아로 가서 승려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냐나띨로까 스님의 일생은 경이롭고 존경심이 생긴다.
아무런 정보나 가이드 없이 스님은 아시아로 출발하였으며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승가 입문의 꿈을 마침내 이루었고, 승려가 된 후에도 어려운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삶을 개척해 나갔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영국 식민지 스리랑카에서의 체포와 수용소 생활, 석방 후 중국에서의 투옥, 관동 대지진의 한 가운데서 보낸 일본에서의 생활과 10년 넘게 전 세계를 떠돌다 돌아온 스리랑카의 섬 암자 생활 후 다시 인도 북부의 수용소 생활까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그는 승려로서의 존엄과 위의를 지키며 불교 저술 작업을 계속했다.
그의 삶은 부처님의 길을 따르고 세상에 담마를 전하고자 하는 강한 믿음, 결단력, 인내심, 용기, 헌신을 가진 한 인간의 삶을 증언하고 있다.
입적 후 거의 7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양의 가장 위대한 법의 선구자 중 한 분인 냐나띨로까 스님의 생애를 통해, 우리는 불교가 서양에 전파되는 과정 속에서 인간의 정신적 성장과 문화적 교류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냐나띨로까 스님과 그 제자인 냐나뽀니까 스님, 그리고 현재 미국불교협회를 이끌고 있는 비구 보디 스님을 통해 이루어진 교류는 불교가 단순한 종교를 넘어 인간의 깊은 내면을 이해하고 세상에 선을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초기 서양 불교가 어떻게 뿌리내리고 성장해왔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화적, 정신적 도전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냐나띨로까 스님의 생애』가 삶의 무수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영감과 용기를 줄 것을 확신하며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