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가 생긴다는 건, 내 편이 생긴다는 것
지혁이는 3학년에 이어 4학년 때도 재우와 같은 반이 된 것이 좋다. 같이 축구를 할 수 있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재우는 키도 크고 성격도 좋은데, 사람들 앞에서만 말을 잘 못한다. 아니나 다를까 새 학년이 되어 자기소개를 하는 날, 지혁이는 앞자리에 앉은 가은이가 재우의 떠는 모습을 비웃는 걸 듣게 된다.
하지만 지혁이의 마음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석민이 때문이다. 석민이는 지혁이가 재우가 같이 등교하는 것을 보며 ‘그러니까 니들이 아직 모태솔로’라며 돌직구를 날리기도 하고, 단톡방에 뒷모습을 찍어 올리며 ‘모태솔로의 뒷모습’이라고 놀린다. 지금껏 여자 친구를 사귄 적도 없으니 모태솔로는 당연한 건데, 지혁이는 그 말을 들으면서 왜 모태솔로가 아닌 척하고 싶어지는지 자기 마음이 아리송하기만 하다. 사실 지혁이는 축구랑 게임 말고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방귀쟁이 석민이가 태리와 사귄다고 단톡방에 밝히고, 재우마저 가은이와 사귀게 되었다고 얘기하자, 지혁이는 갑자기 외톨이가 된 느낌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성 친구 사귀기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학급 회장 선거에 공약으로 활용한다. 공개 마니토 게임을 실시하고, MBTI검사를 하고 개인기를 돕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떨어지고 회장은 박하영이 된다.
마음이 상해 있는 지혁이에게 하영이는 선거 공약이 멋졌다고 엄지 척을 해 주고, 2학기에는 꼭 회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지지해 준다. 그 말에 지혁이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걸 느끼고, 웃고 있는 하영이가 이모티콘과 닮았다는 생각도 한다. 두 사람은 하영이의 제안으로 공개 마니토를 먼저 실험해 보기로 한다. 그때부터 지혁이는 학교 가는 발걸음이 늘 가볍고 설렌다. 지혁이는 여자 친구가 생긴다는 것이 결국 자신을 지지해 주는 자기편이 한 명 더 생기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러면서 공개 마니토가 끝나는 토요일, 하영이에게 고백하기 위해 카톡을 보낸다.
봄마중에서 선보이는 〈개나리문고〉 시리즈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문해력을 길러 주는 창작시리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