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나빴으나 결과는 좋았다
LG의 29년 만의 우승, 팬들의 관심을 다시 야구에 돌리다
지난 시즌 출발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대형 FA들이 줄줄이 계약하며 각 팀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정작 분위기를 끌어올릴 것으로 여겨졌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성적이 일본전 대패와 함께 1라운드 탈락으로 마무리되며 한국 야구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아니, 사실 조롱에 가까웠다. 그 와중에 대회기간 음주 논란도 이어졌다.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시즌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WBC의 실패가 리그의 긴장감으로 이어졌고, 새로운 시도들이 과감하게 이뤄졌다. NC 에릭 페디는 오타니가 WBC 결승전에서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았던 바로 그 공, 스위퍼를 장착하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리그 전체가 새로운 구종 탐구, 새로운 투구 디자인 등을 고민하며 성장에 애를 썼다. LG는 ‘뛰는 야구’를 선언하고 이를 실천하며 리그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성공률을 둘러싼 논란이 거셌지만 LG 염경엽 감독은 ‘뛰는 야구’라는 과정을 통해 LG 팀 전체에 ‘적극성’을 심어 넣는 데 성공했다. LG의 29년만의 우승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다시 야구로 돌려오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
전년도의 긴장감이 새 시즌에도 이어진다. 각 구단은 보다 ‘효율적’인 운영에 나섰다. 막연하게 ‘지난해 갔던 곳’으로 떠나던 캠프지를 면밀히 검토해 미국, 호주, 국내 등 다양한 선택지를 고르며 팀에 가장 잘 맞는 옷을 골랐다. 선수 구성, 팀 운영 등에 있어서도 각 팀별 색깔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WBC의 처참한 실패는 리그의 긴장감을 다시 일깨우는 효과를 지녔다.
트렌드에 맞는 이야기
팬의 목소리도 담은 스카우팅 리포트
2024시즌은 조금 더 나아진 리그를 기대하게 한다. KBO는 과감하게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와 피치클락, 시프트 제한 등 메이저리그에서 쓰거나, 아직 쓰지 않는 규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외부의 변화는 내부의 고민을 낳고, 고민은 성장을 위한 근거가 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소식은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의 복귀다. 야구팬뿐만 아니라 야구팬이 아닌 팬들도 야구장으로 불러 모으고 야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게 할 빅뉴스다. 야구가, 야구 산업 전체가 다시 한 계단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매년 그랬듯, 스카우팅 리포트는 가장 핫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LG 29년 만의 우승의 주역 차명석, 염경엽 감독을 인터뷰했으며, 가장 뒤늦게 합류한 80년대 출생 이범호 감독과 LG트윈스의 전지훈련 현장, 그리고 처음으로 팬의 목소리를 담았다. LG팬으로 유명한 작가 겸 뮤지션 ‘야잘잘’ 전상규 씨의 에세이는 15년 스카우팅 리포트 시리즈가 처음 담은 팬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