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4년, 은둔형 외톨이 6년, 취업준비생 7년
길고 깊었던 한 심리상담사의 이야기.
집 안에만 칩거한 채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는 사람들을 우리는 보통 ‘은둔형 외톨이’라 부른다. 정확하게 수치화하긴 어렵지만 약 6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은둔한 경험이 있고, 그중 약 10만 명 정도가 여전히 ‘은둔형 외톨이’라 불리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들을 향한 사회적인 시선은 곱지 않다. 대부분 그들을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 혹은 ‘어딘가 조금 이상한 사람’쯤으로 여기니 말이다.
『은둔주의자』 김도영 작가는 책을 통해 자신의 지난날을 용기 있게 고백한다. 심리상담사인 자신 또한, 방안에서 한 걸음도 떼지 못한 채 은둔 생활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혼자인 게 좋지만 버림받는 건 너무나도 두려운 사람이었다고…. 다만, 작가는 과거의 경험담을 서술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왜 은둔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고 마음가짐을 가져왔는지. 심리상담사의 관점에서 자신의 지난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이 지점이 바로, 그의 고백이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은둔주의자를 향한 사회적 시선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작은 발로가 되는 이유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방문을 걸어 잠그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은둔주의자』라는 책을 엮은 출판사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이나마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작은 노력이 그들을 ‘외톨이’라는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지도 모르니 말이다. 결국 우리는 모두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으며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것. 추측건대 김도영 작가는 『은둔주의자』를 읽는 모든 이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