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내려놓고 호기심을 펼치면, 엄청난 세계가 펼쳐진다
한국 국제 협력단 인턴으로 2015년에 처음, 저자 이정화는 아프리카 가나에 닿았다. 가나에 살면서 여행에 자신감이 붙었고, 내친김에 서아프리카 11개국을 돌았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의 매력에 푹 빠졌고 ‘아프리카 덕후’가 되었다. 직업도 취미도 모두 아프리카와 관련 있는 것을 택했다. 특수 지역 여행 인솔자로 일하면서, 아프리카 지역학 연구자로 공부하면서 아프리카를 알고 알리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생각보다 가까운 아프리카》는 그런 경험과 배움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에게 아프리카를 소개하는 책이다. 아프리카라고 하면 가난하고 폭력이 만연한 곳, 혹은 대자연이 있는 곳이라는 정도의 막연한 이미지밖에 없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만났던 아프리카의 구체적인 매력을 펼쳐 낸다. 서사하라에서 ‘사막의 환대’를 직접 받았던 일, 아프리카의 유명 스타트업이 만든 앱으로 샌드위치를 주문한 일 등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이 스르르 녹아 버린다.
그런 직접 경험에 아프리카의 역사·문화·경제·음악·환경 등 오늘의 아프리카를 이해하는 데에 필수적인 지식들을 전한다. 과거 악명 높은 노예 무역으로 어떻게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이 아메리카 대륙 곳곳으로 흩어지게 되었는지, ‘선진국’들의 쓰레기가 아프리카에 얼마나 유입되고 있으며 아프리카 나라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아프리카 사람들은 어떤 신을 믿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다 읽고 나면 아프리카가 다채로운 빛깔을 가진 입체적인 대륙으로 다가온다.
아프리카를 아는 것은
경계를 허물어 더 큰 세계 시민이 되는 과정
저는 아프리카에 대해 썼지만, 이것은 우리가 아프리카‘만’ 아는 과정이 아니라 경계를 허물고 더 큰 ‘세계 시민’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잘 모르는 상대를 되도록 여러 방면에서 정확하게 알아 가는 것은 그 과정의 하나니까요._본문 중에서
아프리카는 이미 부정적인 수식어가 너무 많은 곳이다. 그래서 저자는 아프리카의 밝고 긍정적인 면모를 소개하는 데에 힘을 쏟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은 아니다. 분쟁과 갈등이 비단 아프리카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아프리카를 통해 인류 보편의 문제들을 공부할 수 있도록 아프리카의 어두운 면모에 대해서도 균형 있게 소개했다. 소말리아에서 벌어지는 영토 분쟁이나 해적 문제, 사막화되고 있는 사헬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쟁, 아프리카 곳곳에 남은 식민의 유산 등에 대해서도 친절히 설명한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뿐만 아니라 뿌리 깊은 원인들도 분석하여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아프리카를 읽어 보자!
이 책의 또 하나의 묘미는 아프리카를 안내하며 아프리카의 작가들과 그들의 책을 다채롭게 소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 독자들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문학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와 우리나라 시인 김지하의 시 〈오적〉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쓰기도 했다는 케냐의 ‘응구기 와 시옹오’ 등 여러 작가와 작품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책의 말미에는 아프리카를 더 알고 싶은 청소년들이 참고할 만한 책과 영화 목록을 엄선해 두었다. 추천하는 이유도 간단히 놓아 좋은 참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