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건축가 20인이 지은 ‘집 중의 집’
김대균 강사라 김학중 네임리스건축 노말건축사사무소 백에이어소시에이츠 서승모
어번디테일건축사사무소 이병엽 이병호 이승호 정재헌 조남호 조병수 조정구 조정선
최민욱 최봉국 최욱 카인드건축사사무소
저자가 만난 스무 명(팀)의 건축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라 불리는 이들이다. 저자는 이들이 지은 집을 보고 거닐고 들으며 그 건축가의 ‘세계’를 발견해낸다. 그중에는 공학과 미학 그리고 인문학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세계가 있는가 하면, 공간 깊숙이 영성이 스며든 세계도 있다. 일상 살림처럼 따뜻하고 정감 가는 세계도, 최소 비용ㆍ최대 효과를 위해 하루하루 투쟁하는 세계도 있다. 저자가 들여다본 그 세계 속에서 거장은 거장대로, 젊은 건축가는 젊은 건축가대로 그 마디마디 기쁨과 고민의 순간을 즐긴다. 무엇보다 저자가 남다른 친화력과 통찰력으로 찾아낸 건축가들의 면면은 이 책이 주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땅속에 박힌 듯한 지중하우스 ‘땅집’과 밖으로 창문 하나 없이 막힌 ‘ㅁ자 집’을 둘러보고 저자는 “간소한 옷차림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는 건축가 조병수는 언뜻 차분하고 반듯해 보이지만, 실은 굉장히 전위적이고 파격적인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그의 건축을 보며 늘 로맨틱한 면면을 보는데….”라고 쓴다. ‘어둠이 섞인 빛 아래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적인 집’을 바란 미술 평론가 유경희를 위해 내외부로 자연스럽게 뻗어나가는 대강(대충과 다른, 기본적 부분만을 따낸 줄거리)의 집으로 화답한 건축가 김대균에게 저자는 “상담가이자 심리학자”라는 호칭을 더한다.
정답도 오답도 없는 스무 채의 집 짓기 이야기
주목할 것은 그 세계를 담은 그릇이 ‘집’이라는 사실이다. 때로는 건축주(혹은 건축가)와 씨름하고, 허가 절차와 싸우고, 시공자와 부딪치며 그 안에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응축해야 하는 ‘집’ 말이다. 이 책은 집의 갈래를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누고 들여다본다. 조병수ㆍ최욱 등 이름난 건축가의 자택을 소개한 ‘건축가가 짓고, 건축가가 사는 집’, 미술 평론가 유경희ㆍ금속 공예가 김현성ㆍ작가 고경애처럼 일하는 사람의 ‘일터가 된 집’, 양평ㆍ김포ㆍ파주ㆍ이천 등지의 ‘자연 속에 지은 집’, 서울 외곽 오솔길이나 한옥촌 골목길에 면한 ‘서울 속, 서울 같지 않은 집’, 거주 대신 체류를 경험하는 ‘잠시 머무는 집_스테이’. 그것이 품은 세계가 ‘집’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책에서 각별함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한 가족(혹은 개인)의 기억, 추억, 문화가 더해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정답도 오답도 없는 스무 채의 집!
저자가 취재를 통해 얻게 된 ‘나만의 건축가를 찾아내는 비법’, 두 채의 작은 집을 건축가에게 의뢰해 짓고 살기까지 생생한 경험담, ‘큰 스트레스와 상처 없이 즐겁게 집 짓는 방법’에 대해 건축가 김대균과 나눈 대화도 놓치면 안될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