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의 행복론 행복은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
마스다 미리 작가가 그리는 세계는 변함이 없다. 작가는 이 작품 속 주인공인 히토미의 말처럼 “자신의 일관성을 확인할” 때 드는 “안심”을 중요하게 여긴다.우리는 삶 곳곳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매일 마주한다. 오늘의 변화에 잘 적응했다고 해도, 내일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 하지만 오늘의 날씨가 어제의 날씨와 달라도, 계절은 매년 우리 곁을 찾는다. 이렇듯 계절처럼 마스다 미리의 세계는 언제나 반갑다. 이 책은 마스다 미리가 10년 가까이 일본 최대 발행부수의 주간지 〈주간문춘〉에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일상〉 500회 연재를 기념해 그린 특별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40대 싱글 직장인 히토미는 70대 부모님과 함께 산다. 퇴근하는 딸에게 “오늘도 수고했다”고 말하며 밝은 미소를 전하는 어머니, 취미 독서를 손에서 놓지 않고 독립적인 노년의 삶을 유지하는 아버지. 세 사람의 주된 대화는 계절의 변화와 맛있는 음식 이야기이다. 딸 히토미는 싱글인 친구들과 다양한 맛집을 탐방하며, 40대라서 더 이상 그들에게 일어나지 않는 설레는 일의 종류를 화제로 올리며 씁쓸해하지만, 젊은 시절과 지금을 바꾸고 싶지는 않다. 40대에 찾아온 연애에 들뜨지만, 히토미는 변함없이 히토미다. 연애로 설레는 순간에도, 사랑으로 절망하는 순간에도, 부모님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도, 가끔은 부모님 건강이 안 좋아질 때를 떠올리는 순간에도, 언제든 변하지 않는 자기 자신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확신하는 것. 마스다 미리가 우리에게 전하는 행복의 모습이다. 누구에게나 ‘나’는 존재하기에, 행복은 누구에게나 있다. 어떻게 찾아내 가질 수 있을까. 이 책 속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와 마음으로 우리의 일상을 채운다면,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부모님은 40대 싱글인 딸의 삶에 간섭하지 않으며 일상의 작은 변화에 즐거움을 느낀다. 독립적이나 딸의 보호가 필요한 시간이 왔다는 사실도 받아들인다. 딸 히토미는 40대의 안정감과 씁쓸함을 골고루 만끽한다. 언젠가 내가 도착할 시간에 내가 행복한 모습이길 바라는 당신이라면, 이 책에 등장하는 40대와 70대가 만끽하는 일상과 대화를 찬찬히 음미해보길 추천한다. 마스다 미리 만화 에세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