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이자벨 미뇨스 마르팅스, 베르나르두 카르발류의 신작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아이들이
공기와 태양을 제대로 느낄 줄 안다면
세상이 달라질 거라는 희망을 전하는 책!
『바다의 생물, 플라스틱』과 『지도 밖의 탐험가』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이자벨 미뇨스 마르팅스, 베르나르두 카르발류가 공기와 태양에 관한 특별한 책 『공기를 느껴 봐, 태양을 느껴 봐』를 들고 돌아왔다.
이 책은 앞뒤가 구별되지 않는다. 한쪽은 공기로 시작하고 다른 쪽은 태양으로 시작하여 가운데서 공기와 태양이 만나 뒤섞이는 독특한 구성이 눈에 띈다. 공기와 태양이 조화롭게 어울릴 때 지구 위 모든 삶이 이어질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만 같다.
과학관 또는 현대 미술관에서 ‘공기와 태양 특별전’을 열면 이 책과 닮았으려나? 두 저자는 어린이가 이 책을 통해 공기와 태양에 관한 과학을 알아 가는 동시에, 공기와 태양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초대한다. 다시 말해 바람이 생겨나는 원리, 바람을 이용해 꽃가루받이하는 식물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기후 변화, 태양에서 빛과 열이 나는 원리, 식물이 빛을 향해 움직이는 이유, 새와 벌이 태양을 나침반으로 이용한다는 사실 등을 설명하는 사이사이에 관찰하기, 발견하기, 그림 그리기, 글쓰기 등 직접 ‘하는’ 여러 활동으로 어린이를 안내한다. 두 저자가 예술가적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맘껏 펼쳐 놓은 덕분에, 책과 함께하는 시간 내내 재밌고 예술적인 놀이를 하는 듯한 즐거움이 넘친다.
알고, 하고, 느끼고, 깨닫고!
이 책을 펼친 어린이는 목소리를 테니스공이라 상상하며 벽을 향해 던지거나, 밖에서 책을 펼쳐 두고 바람이 책장 넘기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기억에 남는 바람에 이름을 붙이고 그 바람에 대해 글을 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녹이는 태양, 지붕과 담장 사이를 고양이처럼 슬그머니 지나가는 햇살을 그리거나, 책의 빈 페이지를 펼친 다음 아무 물건이나 올려놓고 햇빛을 받아 생겨난 그림자를 관찰하거나, 해와 공기에 관한 단어로 (미래의) 아이 이름을 지을 것이다.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글을 적고 그림을 그리거나, 가만히 펼쳐 두는 등의 활동에 활용하는 책이다 보니 잘 펼쳐지고 튼튼해야 해서, 이 책은 실로 꿰맨 다음 풀로 붙여 만들었다.)
또 인류의 삶에 공기와 태양이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보여 주는 신화와 옛이야기를 읽고, 속담과 격언, 표현과 이름에 담겨 있는 오래된 지혜와 만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가 공기와 태양으로부터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존재임을, 우리 삶과 문화에 공기와 태양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만 책을 덮고 바깥으로 나가 볼까?
『공기를 느껴 봐, 태양을 느껴 봐』는 두 저자의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책이다. 검정 물감을 묻힌 붓으로 굵은 선을 재빠르게 그림을 그린 다음, 그 위에 공기는 파란색으로, 태양과 햇빛은 노란색으로 심플하게 표현한 것도 멋있고, 글도 재치가 넘친다. 특히 우리가 평소 경험하면서도 무심코 놓치곤 하는 일상의 빛나는 순간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점이 반갑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풍부한 여백이다! 앞서 소개했듯이 저자들은 책 곳곳을 비워 두고 독자가 그 위에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덕분에 책이 술술 넘어가는 것도 좋은데, 저자들은 책을 디딤돌 삼아 공기와 태양을 어서 느껴 보라고 독자를 책 바깥으로 계속 데리고 나간다. ‘지금 책만 볼 때가 아냐. 책을 덮고 얼른 나가자!’ 야호, 신난다!
저자들이 이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공기와 태양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지구가 망가진 건 그 때문이니, 얼른 우리와 공기와 태양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저자들은 손짓한다. “태양이 기다리고 있어요. 어서 가요. 이제라도 공기를 흠뻑 느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