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의 저자 로저 로웬스타인은 오마하의 작은 소년이 투자계의 거인이 되기까지 ‘투자자 버핏’의 발자취를 집중 추적한다. 저자는 버핏이 저평가된 주식을 장기보유하는 가치투자전략으로 어떻게 부를 쌓아왔는지, 더 중요하게는 축적한 부를 어떻게 잃지 않고 세계적인 거부가 되었는지 그 내밀한 과정을 섬세하게 파헤침과 동시에 버핏의 투자 철학과 기질에 주목한다. 세기를 넘어 변치 않는 일관된 원칙,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 목표를 향한 몰입, 결혼 상대를 고르듯 종목을 선정하는 신중함, 원칙을 고수하는 완고함 등 버핏의 성격을 집중 탐구함과 동시에 투자에 있어 중요한 것은 ‘뛰어난 두뇌보다 기질과 태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가르쳐준다.
모두가 손꼽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버핏에 관한 이 흥미로운 이야기책 속에는 우리를 매혹시키는 요소들이 다분하다. 숫자와 계산에 비상한 능력을 발휘하는 천재 주인공, 대폭락기와 활황기를 넘나드는 역동적인 시대 배경, 그리고 실패와 고통의 시간, 성공과 기쁨의 드라마가 바로 그것이다. 어릴 때부터 펩시콜라만 마시던 그가 코카콜라의 대주주가 되는 반전, 쿠리어-익스프레스 대 이브닝뉴스의 신문전쟁, 그리고 아직도 버핏 하면 떠오르는 살로먼브러더스의 숨 막히는 스캔들 등이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책이 흥미진진한 이유는 워런 버핏의 인생사 자체가 역동적인 탓도 있지만, 10년 이상 월스트리트 기자로 활동하며 갈고닦은 저자의 필력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무수한 인터뷰와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하였기에 팩트임이 분명하나 마치 픽션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더불어 니프티피프티의 붕괴, 오일쇼크, 검은 월요일, 차입인수 붐 등 교과서에서 볼 수 있었던 경제금융의 역사가 리얼하게 묘사돼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이 책은 수수께끼 같은 워런 버핏이라는 사람을 매우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를 가까이서 겪어본 이들의 생생한 증언과 일화를 통해 우리의 시대의 거장이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 그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