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의 ‘ESG를 위한 ESG’를 잊어라!
- 혁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ESG 경영의 핵심
- ESG 경영혁신, 글로벌 초일류 기업에서 배워라!
오스테드, 네스테, 마이크로소프트, 유니레버, 코카콜라, 베스트 바이, 소프트뱅크 그룹 7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은 어떻게 최고 수준의 ESG 경영을 실현했을까? ESG 경영 모범기업인 이들 기업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점은 진정성에 바탕을 둔 비전과 혁신의 리더십이다. 화석연료 기업에서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한 오스테드와 네스테의 획기적인 변신은 확고한 비전과 신념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 기업이 어디까지 변화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이다. 녹녹지 않은 환경과 반대 등을 무릅쓰고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대수술을 가한 대혁신은 말 그대로 리더십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유니레버의 경우도 10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USLP라는 지속가능경영 계획을 추진하고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차 재배를 하는 등의 선택으로 경영혁신을 이뤄냈다. 탄소 감축에 진심인 마이크로소프트, 다양성과 포용성에 큰 진전을 이뤄낸 베스트 바이 등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이들 기업은 ESG 경영이 결국은 혁신의 과정이며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일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해관계자를 존중하고 경영에 참여시키는 것도 ESG 경영 모범기업들이 보인 특징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오스테드로 이해관계자와 소통해 회사가 추진해야 할 지속가능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이 제기한 이슈를 회사 전략으로 내재화한 다음 이를 경영성과로 연결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는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네스테와 코카콜라도 내외부의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ESG 중대 이슈를 선정하고 있다. 또 유니레버는 거래하는 협력농장과 소통해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차를 재배하고 주요 협력업체들과 ‘목적이 있는 유니레버 파트너(UPwP)’를 결성해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를 위한 지배구조를 구축해놓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해관계자와 형식적으로 소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해관계자를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ESG 경영의 중요한 파트너로 삼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들 ESG 경영 모범 기업들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탄소배출 감축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많은 기업과 달리 선제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나서고 있다. 대부분 기업의 탄소중립 시한이 많은 나라의 정부가 선택한 2050년보다 훨씬 빠르다.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는 이미 탄소중립을 달성했으며 소프트뱅크 그룹은 2030년을 시한으로 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넘어서 탄소를 더 줄이는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하기로 했다. 네스테는 아예 2040년까지 가치사슬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인상적인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자사뿐만 아니라 업스트림, 다운스트림 가치사슬의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의욕적 선언이다. 이들 기업이 탄소 감축에 진심인 것은 탄소를 뿜어내는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영적 판단과 기업도 기후변화 대응에 참여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범 기업은 또 ESG 경영에 협력업체를 적극 참여시키고 있다. 협력업체로서는 다양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협력업체의 변화가 없이는 성공적인 ESG 경영이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을 이들 기업은 잘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협력업체 행동규범 등을 통해 세세하게 ESG 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요구를 하는 이유이다.
먼저 탄소배출 감축 노력을 보자. 앞서 소개한 대로 네스테는 아예 2040년까지 가치사슬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로 했다. 베스트 바이 또한 2030년까지 스코프 3 배출량을 20% 줄이기로 목표를 정했다. 오스테드는 스코프 3 탄소배출도 감축 목표에 넣었으며 1차 협력업체 등이 2025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이다. 협력업체들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55% 이상 줄이고 스코프 1, 스코프 2, 스코프 3 배출량을 밝히도록 했다. 협력업체가 자체 가치사슬 전반의 탄소 배출량을 공시하도록 한 것이다.
협력업체에 대한 요구는 환경 이슈에 그치지 않고 있다. 인권을 비롯해 다양성과 포용성, 안전, 생물다양성 등 이슈도 협력업체들이 준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오스테드는 가치사슬 전반에서 인권을 존중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협력업체에 대해 인권 실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공급망에도 다양성과 포용성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네스테도 인권, 생물다양성, 안전과 건강 등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공급망 실사 시 1차 협력업체는 물론 2차 협력업체도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유니레버는 사업의 특성을 반영해 팜오일, 차, 콩 등 핵심 제품이 삼림파괴에서 자유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경우 12개 핵심 원료를 제공하는 협력업체들이 인권, 물 관리 등을 규정한 ‘지속가능 영농원칙’을 지키도록 하고 있으며 인권과 다양성 및 포용성 원칙이 가치사슬에서도 지켜지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ESG 경영 지표를 성과관리 지표인 KPI에 포함시키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오스테드는 안전을 KPI에 포함시키고 그 성과를 보상과 연계하고 있다. 코카콜라도 다양성과 포용성 목표치의 달성 여부를 경영진의 연간 인센티브 결정 시 반영하고 있다. 이들 지표의 결과에 따라 경영진의 급여 수준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 기후변화와 동전의 앙면을 이루고 있는 생물다양성 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네스테는 아예 목표치를 설정하고 2040년까지 네이처 포지티브를 달성해 자사가 사용하는 자연을 종전보다 더 나은 상태로 만들어 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협력업체들도 생물다양성 보전에 관심을 갖도록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