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시"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시가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지는 학생, 느낌을 살려 생생하고 실감 나는 감각적 표현의 시 쓰기 수업을 하고 싶은 선생님, 우리 아이가 시를 좋아하고 시를 잘 쓰기를 바라는 학부모님께 대구불로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들 모두가 쓴 시집「어서 오세요, 시맛집입니다」를 소개합니다.
느낌을 살려 시를 쓰는 것은 어린이도 어른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수석선생님은 1~6학년 전교 어린이들과 만나 시 수업을 하면서 우리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시를 좋아하고
자기 경험을 시로 술술 쓸 수 있을까? 수년간 고민해 왔습니다.
특히 3학년 1학기 1단원 〈재미가 톡톡톡〉에서는 아주 중요한 문학적 표현이 등장합니다. 바로‘감각적 표현’입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맛보고, 코로 냄새 맡고, 손으로 만지면서 사물을 느끼는 오감을 소개하고 사물의 느낌을 생생하게 표현한 것을 말합니다. 이 용어는 6학년 1학기 1단원 〈비유하는 표현〉으로 이어집니다. 주요 활동은 시에 나타난 감각적 표현을 찾고 감각적 표현의 재미를 느끼며 그 느낌을 살려 낭송하는 것입니다.
2학기 4단원 〈감동을 나타내요〉에서는 1학기 시 수업을 바탕으로 감각적 표현의 재미를 느끼며 시를 감상하고 느낌을 살려 시를 씁니다. 평소 관심을 두었던 사물이나 인상 깊었던 일을 시로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로 쓸 대상을 떠올리고 그 느낌을 정리한 다음 흉내 내는 말을 사용하거나 닮은 점을 가진 다른 대상에 빗대어 표현하도록 안내합니다. 두 편의 시를 감상하고 ‘천둥소리(유강희)’시를 본보기 시로 감각적 표현을 찾아낸 다음, 자신이 쓸 대상을 떠올려 시를 쓰는 것은 시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들에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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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감각적 표현에 쉽게 접근할지 고민 끝에 집에 있는 마른 멸치를 가지고 와서 직접 오감으로 체험하고 관찰한 내용과 멸치와 대화한 이야기로 생생하고 실감 나는 시를 재미있게 써보았습니다. 안도현 시인의「냠냠」속 멸치볶음 시처럼 우리 친구들이 쓴 다양한 멸치 시들을 보면서 방법을 바꾸니 시 쓰기가 너무 재미있어지는 사실에 서로 놀랐습니다. 멸치 시 쓰기는 성공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교실에서 먹는 것 불가능해지니 또 다른 방법의 모색이 필
요했습니다.
교과서는 평소 관심을 두었던 각자의 경험을 떠올려 시를 쓰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절 시로 표현할 재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고민하던 중 평소 우리가 먹는 다양한 먹거리 시들이 가득한 시집「냠냠」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 한 권 시집 읽기를 하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학교 급식, **치킨 현장 체험학습, 교과서 시‘팝콘’대신 컵 강냉이로 모두가 함께 경험을 떠올리며 술술 쉽게 시를 쓰게 되었답니다. 왜냐하면 직접 음식을 맛 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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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고 나서 여러분이 할 일은 오늘 먹은 음식 중 한 가지 떠올려 빗대어 표현하거나 흉내 내는 말의 재미를 살린 감각적 표현을 넣은 시 쓰기에 일단 도전해 보는 것입니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님께서는 오늘 먹은 음식으로 아이들이 시를 쓸 수 있도록 시맛집의 문을 열어주시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더 맛있고 재미있는 생생, 시맛집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 이혜진 수석교사(시인), 〈여는글〉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