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건축 세계 여행’으로
세계사를 공부하면 좋은 점 4가지
첫째,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건축물은 한 나라의 역사, 문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마치 신과 같은 절대적인 왕권을 상징하는 거대한 건축물로, 이집트 왕 파라오의 무덤이다. 현세는 일시적 주거이고 사후에 머무는 곳이 영원한 주거 공간이라고 믿었던 종교관에 의해 만들어진 분묘(송장이나 유골을 땅에 묻어놓은 곳) 양식이다. 때문에 내부에는 파라오의 시체를 방부 처리해 미라 상태로 두었고, 사후 생활에 필요한 갖가지 물품이 보관돼 있다. 이처럼 피라미드라는 건축물을 통해 당시의 영혼 불멸과 육체 복귀 사상까지 쉽고 재미있게 연결해 알 수 있다.
둘째, 인류의 기술 발전 과정이 보인다. 건축물은 기술과 공학에 예술까지 접목된 결과물이다. 건축 구조, 재료, 설계나 장식 기술 등은 그 시대의 발전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공학자 귀스타브 에펠이 세운 철 구조물이다. 갓 세워진 당시에는 도시의 풍경을 해친다는 비난이 있었으나 점차 철과 콘크리트, 유리를 활용한 근대적인 건축물로 인정받으며 이후 건설된 철도 역사, 다리 등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많은 영화의 배경으로 사용되며 파리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가 되기도 했고, 실용적인 면에서도 항공 등대, 무선통신용 안테나 설치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시대의 선도적인 기술이 건축에 반영되었을 때 생기는 힘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셋째, 세계 정치와 경제를 파악할 수 있다. 궁전, 국회의사당, 공공시설, 종교 건축물은 해당 국가나 지역의 정치, 사회, 권력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때 서양을 지배했던 로마제국은 머나먼 수원지에서 마을의 목욕탕, 분수, 사유지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수도교(하천이나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수돗물을 받치기 위해 만든 다리)를 지었다. 3세기 무렵에 있던 11개의 수도교는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 경제를 지탱했다. 로마제국은 현대의 신도시 계획처럼 도로를 먼저 구상하고 이후 광장과 공공건물을 건축했는데 ‘아피아 가도’라는 최초의 고속도로도 여기에 포함된다. 오늘날까지도 일부 사용되는 이 도로는 로마에서 그리스와 이집트로 가는 가장 빠른 길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유명한 말이 여기에서 유래되기도 했다.
넷째, 세계를 전방위로 이해할 수 있다. 다양한 국가의 건축물 연구는 각지의 역사를 비교하고 연결하게 해준다. 상호 의존적인 문화적 교류는 물론이고 다문화주의까지 살펴보며 세계를 이해하는 식견을 길러준다.
이처럼 건축물을 통한 세계사 읽기는 독자들에게 광범위하고 다양한 관점의 글로벌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