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과 공유라는 키워드로 김달진을 조명한 첫 번째 책!
이 책은 한국 현대미술가들을 다룬《처음 가는 미술관 유혹하는 한국 미술가들》의 저자이자 조각가 김영중 선생의 딸인 김재희가 그런 김달진에 대해 조명한 첫 번째 책으로, 수집에 매료된 한 소년이 미술자료 전문가로 거듭나고, 수집한 미술자료를 공적인 매체와 공간을 통해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까지의 과정을 주인공의 삶에 밀착해서 조명한 전기적 에세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김달진 관장을 만나 16차례 인터뷰하고, 고등학생 때부터 그가 써온 일기를 읽으며 그의 그늘진 인생과 옮겨 다닌 직장, 수집에 얽힌 일화와 생각, 미술자료 수집과 관련된 정보 등을 두루두루 챙겼다. 그리고 이를 통해 미술자료 전문가로서 김달진 관장의 생을 ‘수집’과 ‘공유’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얼개를 짜 ‘집필했다. 참고로 공유 시점은 국립현대미술관을 그만두고 우여곡절 끝에 김달진미술연구소를 개소한 때로 잡았다.
1부는 김달진 관장의 인생을 관통한 ‘오로지 수집’을 다루었다. 이 부분에서는 그의 어린 시절과 집안 사정, 학생 때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했던 수집과 수집에 대한 생각, 고교 졸업 후 집안 사정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여러 직장을 전전하면서도 수집을 놓지 않았던 일화, 월간지 기자 시절과 국립현대미술관에 발을 들여놓기까지의 딱하고 어려웠던 과정,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면서 글로 썼던 제언 등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수집의 근원과 수집을 향한 그의 진정성, 수집의 결과물과 꿈을 펼치기 위한 대담한 활동, 전문성의 발휘 등에 무게를 두었다.
2부는 김달진 관장의 ‘널리 나누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그만두고 《가나아트》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김달진미술연구소를 개소한 후, 월간지 《서울아트가이드》를 창간하고, 달진닷컴을 오픈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그뿐 아니라 ‘미술자료 플랫폼’이 될 미술자료박물관을 열어 일반인들에게 열람을 허락하고, 다양한 전시 활동으로 자료를 공유하는 과정도 들여다보았다. 또한 오프라인 매체는 물론, 온라인으로도 열심히 기록하는 김 관장의 실천정신도 챙겨 담았다.
새로운 가치 창조, 수집에서 공유로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의 집필 동기와 개인적 바람을 이렇게 전한다.
“이 책에 개인적인 바람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나를 알아가는 작업으로서의 ‘수집’,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으로서의 ‘공유’다. ‘내’가 수집하고 싶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내놓기 힘들 정도로 하찮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이 시켜서 한 일이야말로 인생이라는 전쟁터에서 ‘내’ 마음의 본진(本陣)이다. 또한 애정을 가지고 관찰해서 얻은 결과물을 보듬는 일은 새롭게 알게 된 자신을 긍정하는 것과 같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 책에 소개된 김달진이다. 수집은 개인적인 욕망에서 시작될 수 있으나 그것을 공유하면 풍성한 문화의 씨앗이 되어 후대에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다.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말한다. 한창 전 세계가 한류열풍으로 들끓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 미술도 그 토대를 마련하려면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 중에 왜 일등 별만 기억해야 하냐. 이등 별, 삼등 별 자료도 남겨야 우리 미술계가 풍부해진다”라는 김달진의 말처럼 자료를 제대로 수집하고, 공유해 후대에 남겨야 할 것이다.
2013년 금성출판사에서 펴낸 중학교 2학년 도덕 교과서의 ‘직업 속 가치 탐구’ 코너에서 김달진은 미술자료 수집이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미술자료를 개인적으로 수집하는 데 그쳤다면 인정받을 수 없었겠죠, 그런데 저는 그것을 사회와 공유했어요.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책을 펴냈고, 미술 잡지를 창간하고,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과 ‘한국미술정보센터’를 개관했죠, 자료 하나하나를 우리 현대미술의 역사 자료가 되도록 노력했어요. 미술평론가나 미술사가와 다른 저만의 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