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inführung in die Theologische Ethik
이 책은 독일의 저명한 윤리학자인 호네커(Martin Honecker)의 『신학적 윤리학 입문』(Einleitung in die Theologische Ethik)을 번역한 책이다. 호네커는 다년간 본(Bonn)대학교 신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윤리학 저서들을 출판했는데, 이 책은 그의 『사회윤리학 개요』(Grundriß der sozialen Ethik)와 함께 그의 대표적인 저서라 할 수 있다.
호네커는 이 책에서 기독교윤리학을 포함한 윤리학 일반의 신학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는 윤리학과 관련된 사회학과 철학의 다양한 견해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신학적 근거들을 제시할 때도 그는 자신의 주관적 의견을 독단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여러 학자들의 견해들을 객관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관점을 형성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이 책은 개신교의 윤리적 견해뿐만 아니라 가톨릭의 견해들도 폭넓게 제시한다. 모든 학문이 그렇지만 특히 윤리학은 단순히 이론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실천을 중요시한다.
‘신학윤리학’은 윤리학과 기독교인의 행위에 ‘신학적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단적으로 말해 신학적 윤리학은 교의학이나 성서의 신학적 진술들을 기독교인의 행위와 삶에 적용해야 한다. 이때 신학적 진술들이 마련해 주는 근거는 무엇보다도 정당성을 보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미 쇼펜하우어가 분명하게 말했듯이 “도덕적으로 설교하는 것은 쉽지만, 도덕적 근거를 제시해 주는 것은 어렵다.” 여기서 “도덕적으로 설교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살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도덕적으로 요구된 것과 윤리적으로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책임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언제나 확실하게 알 수 있는가?
신학윤리학은 윤리적으로 유의미한 사태들을 ‘알려주는 것’이며, 윤리적 논증들을 ‘소개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윤리학은 오히려 서술적이고 분석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런 윤리적 견해에 핵심적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제시, 즉 일반적인 윤리적 가치평가와 신학적 가치평가를 중재해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특별히 기독교적인 것, 즉 윤리학의 기독교적 고유성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런 기독교적 고유성은 어떻게 적절하게 실현될 수 있겠는가? 윤리학에 관한 그런 견해가 필연적으로 신학적 관점들의 포기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근거물음은 다른 문제이다. 여기서 ‘논증’은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를 제시하고 논점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확신시킨다는 의미에서의 논증은 왜 사람들이 특정한 가치평가와 제안에 도달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다룬다.
1장에서 연구과제에 관해 서술한 후 2장에서는 “윤리학의 신학적 전제들”이 소개될 것이다.
3장에서는 “윤리적 근거개념들”이 다루어진다. 이 책은 사안들을 명료하게 설명함으로써 윤리적 논증방식들이 간접적으로 드러나도록 할 것이다.
4장의 “규범들과 가치들”은 개신교 윤리학에서 특히 논란이 되는 주제를 다룬다. 카톨릭의 도덕신학이 전통적으로, 특히 자연법에 근거하여 그리고 결의론적인 법해석 방식을 따라 기존의 척도와 규범에서 출발하는데 반해, 개신교 윤리학은 종종 단지 윤리적 주체의 특수한 상황, 즉 실존적인 요구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아니면 의식적으로 상황윤리를 지향한다. 물론 규범과 가치에 대한 물음을 간과할 수 없기는 하지만 말이다.
5장의 “기독교 윤리의 기원”은 의식적으로 “기원”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은 기독교적 신앙과 삶의 근원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이다. 역사적-비평적 주석은 성서의 본문을 무시간적으로 타당한 권위와 규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사실에 근거하여 논증하지 않고 단지 피상적으로 성서가 윤리학의 규범이라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성서와 현재의 상황 사이에는 성서를 수용하고 해석한 역사가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기독교 윤리학의 역사를 고려하는 것은 그런 점에 주목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런 연관성에서 개신교 윤리학의 고유한 신앙적 특성도 설 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
6장의 “사회윤리의 근본물음들”은 유물론적 사회윤리를 함께 다루어야 하는 2권으로 이어진다. ‘사회윤리’의 주된 개념은 책임윤리이다. 이런 사회윤리는 다양한 삶의 영역들의 윤리를 경제윤리의 관점에서 전개할 것이다. 생명과 건강(의료윤리), 결혼생활, 가정과 성생활, 환경세계로서의 자연, 정치와 국가, 산업과 국가 등은 우리가 보존하고 조성하며 더욱 발전시켜야 할 자산으로 우리에게 맡겨져 있다. ‘신학적 세계관’은 (두왕국설이나 그리스도의 통치처럼) 우리의 현존과 생명과 함께 총체적으로 주어져 역사를 통해 이어져 온 그런 자산의 의미를 해석한다. 그런 다음에는 사회윤리의 결론으로서 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책은 마지막 7장에서 “윤리학의 한계”를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윤리학은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인간 실존의 중요한 측면만을 다룬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