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졌던 야구라는 스포츠에 새롭고 강력한 SHO-TIME을 선사하다
시대를 넘어 종목 자체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 그 이름, 오타니 쇼헤이!
이제 진정한 챔피언이 되기 위해 새로운 팀에서 넥스트 챕터를 준비한다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며 NPB에 이어 MLB에서도 투타 겸업에 도전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을 때, 미국 야구계의 반응은 찬반양론으로 크게 갈렸다. 훗날 그를 영입한 LA 에인절스를 비롯해 시애틀 매리너스, 보스턴 레드삭스처럼 오타니가 충분히 투타를 잘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구단들도 있었고, 피츠버그, 워싱턴처럼 부정적으로 내다본 팀들도 있었다. 기술적으로는 통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점차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며 결국에는 투수든 타자든 하나의 포지션을 선택해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조심스러운 반응이 많았으나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러한 반응은 오타니라는 선수에 대한 냉정한 평가인 동시에 메이저리그의 역사와 위상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했다. 리그나 구단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미디어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어떻게 보면 불신의 눈초리가 당연했다. 12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베이브 루스 외에는 투타 모두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선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루스 역시 투타 겸업으로 활약한 시기가 길지는 않았으며 우익수를 맡아 타자로 활약한 시즌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에, 오타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이 이상하진 않았다.
하지만 오타니에게는 다른 이들의 시선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애초에 그가 타인과 대중을 의식하는 사람이었다면,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도 이도류에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일본 야구계에서도 고졸 루키 오타니가 투타 겸업을 선언했을 때 프로 레벨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는 식의 부정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미 그런 냉담한 반응과 보이지 않는 견제를 이겨낸 바 있는 오타니였기에 두려움이나 걱정보다는 기대와 설렘이 더 컸을 것으로 본다.
오타니는 닛폰햄 파이터스에 입단하기 전 다음과 같이 밝힌 적이 있다. “제가 선수로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인간으로서도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즐거움입니다. 프로에서 이도류를 달성했을 때, 거기에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성장하면 저처럼 이도류에 도전하는 선수가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여러 가지로 가능성도 넓어질 것입니다. 지금은 어쨌든 노력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가 갖고 있는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태도, 승리를 향한 강한 열망,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겠다는 향상심 가득한 마인드를 느낄 수 있는 발언이다. 그는 남다른 정신 무장과 강인한 신체를 바탕으로 일본에서도 5시즌간 이도류 선수로 활약했다. 일본에서 5년간 체득한 경험이 있었기에, 스스로 메이저리그에서도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부족함을 느낀다면, 배우고 노력해서 채워 나가면 된다는 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굳건한 향상심은 오타니 쇼헤이라는 사람을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다.
이 책 『오타니 쇼헤이 - 선수 11 (다저스 에디션)』을 통해 그의 진면목을 느끼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은 분명 ‘야구 책’이지만 야구 하나만을 다루는 책이 아니다. 오타니의 성장사와 커리어를 집중 조명하나, 결코 그가 달성해온 숫자에 포커스를 두지 않는다. 과거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던진 적이 있다. “숫자나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야구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언제나 팀의 일원으로서 우승을 목표로 플레이하지만, 개인으로서는 기록과 성적을 위해 야구를 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것이 그를 더 빛나게 하는 진정한 프로페셔널리즘이다.
오타니는 과거 훌륭한 선수들을 보며 꿈을 키워왔고, 이제는 자신이 직접 다음 세대의 어린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을 보여주려고 한다. 아니 직접 꿈과 희망 그 자체가 되려고 한다. 시대를 넘어 종목 자체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선수가 되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많은 선수라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올해 2024시즌부터 그는 새로운 소속팀 LA의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게 된다. 2023년까지 LA 에인절스의 유니폼을 입고 보냈던 그의 MLB 커리어 챕터1은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 좌절도 있었고 시련도 있었지만 챕터1의 마지막 페이지는 자신의 커리어 두 번째 MVP 수상과 놀라운 FA 계약으로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게다가 2023시즌 개막 전에는 일본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팀에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안기며 국제대회 우승도 맛봤다. 2023년은 여러모로 오타니에게 있어 특별한 해였다.
그러면 2024년은 어떨까? 2024시즌은 앞서 말했듯 그의 MLB 커피어 챕터2가 시작되는 해이다. 10년이라는 장기 프로젝트에서 스타트를 끊는 첫 해가 될 것이다. 그는 항상 입버릇처럼 우승, 1위가 아닌 다른 것을 목표로 삼고 야구를 해오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챕터1을 함께 했던 팀메이트들은 우승의 꿈을 같이 일궈낼 만큼 강력하지 않았다. 그는 다저스와의 FA 계약 미팅에서 월드 시리즈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느꼈기에, 선택이 어렵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힌 적이 있다. 어쩌면 2024년은 그가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하는 해가 될지도 모른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치르며 29세에서 30세가 된다. 프로야구의 선수 생명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고, 그가 누구보다 몸 관리에 열심이며, 누구보다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를 사랑하는 선수임을 감안하면 40세가 넘을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빌 그의 모습을 그려보는 게 조금도 낯설지 않다. 적어도 그는 앞으로 10년간은 야구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10년 안팎의 시간 동안, 그러니까 오타니의 MLB 커리어 챕터2 동안 꽤 많은 우승 트로피와 MVP 타이틀이 쌓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그의 플레이를 감상할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지금처럼 최고의 기량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으며, 지금보다 더 성장, 발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타니가 유니폼을 벗는 순간까지 얼마나 많은 역사를 써내려 가게 될지 짐작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우리가 기대하는 그 이상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이제 다시 루키의 마음가짐을 장착하고 야구장에 나타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마인드를 가진 선수 오타니의 ‘다저 블루’ 버전을, 새로운 챕터를 국내 최초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더없이 소장 가치 있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