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전체의 흐름에서 본다면, 신 앞에서 죄인으로서의 자신을 기소하고 신을 찬양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과거의 죄악에 대한 참회와 자아의 부정을 통해 영원한 진리의 존재인 신에 대한 긍정으로 나아가는 셈이다. 정욕과 습관의 노예가 되어버린 인간의 실존적 죄악을 고발하고, 기억에 대한 고찰과 시간에 대한 성찰을 통해 인간에 대한 해석을 시도했다고 하겠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신을 향한 영혼의 영적 추구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신앙적 요소를 철학적 견지에서 풀이하여 말하자면, 영원불변의 진리를 찾아가는 지적 탐구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혹은 ‘진리를 사랑하는 자’로서, 진리에 대한 실존적 체험을 담고 있는 책이 바로 ≪고백록≫이다. 해석자들의 평가처럼,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 철학 및 신플라톤주의와 기독교 교리의 적절한 혼합을 넘어 신기원을 이루었다. 그의 철학적, 신학적 성찰은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이라는 두 줄기를 하나로 만들어낸 새로운 물줄기의 근원이다. 실제로,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을 통해 펼쳐놓은 인간론, 시간론, 행복론 등은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을 변증법적으로 재해석하고 창조적으로 제안한 신학적, 철학적 논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