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유니버스란 말은 유행이 아니라 창작의 세계에서 필수가 된 듯하다. 그러나 사실, 모든 소설은 실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하더라도 하나의 유니버스임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작가들은 예전이 아니라 그 시조부터, 매번 새로운 유니버스를 탄생시키는 것과 다름없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또한 단발로 끝나지 않고, 시리즈가 된다는 것은 그 유니버스가 보다 특별하고 의미 있다는 뜻일 것이다. 노원 작가의 소설에서 아일랜과 뉴윈이 등장하는 작품은 이제 시리즈가 되었다. 그들의 세계는 더욱 확장되고 거대해질 것이며, 우리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
작가가 아일랜과 뉴윈의 세계에 관심을 기울인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언어’다. 그들이 사는 세계는 그 무엇보다 ‘미디어그룹’과 ‘언어’가 막강한 힘을 가진 세계이기 때문이다.
실제 언어는 무서울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언어는 한 세계와 인간을 완성시키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것은 가스라이팅의 도구가 언어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가혹한 학대와 착취에 시달리는 사람은 자유를 갈망하고 혁명을 꿈꾸지만, 거기에 말이 더해지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것은 너를 위한 거다.”라는 말이 행위에 얹히는 순간. 자신을 조정하는 억압과 구속은 사랑의 행위로 바뀌며, 오히려 억압을 당연히 여기고 구속에 적극적으로 순응하게 될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말의, 언어의 힘인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막강한 힘을 가진 언어는 사실, 혼자 존재하지 못한다. 그 어떤 말도 그 말을 한 ‘사람’이 뒤에 있으며. 모든 말에는 그 말을 내뱉은 사람의 ‘의도와 목적’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대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남을 속이기 위한 말들이 넘쳐나는 시대인 것 같다. 가짜와 진짜가 뒤섞이고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가 된 듯. 때문에 우리는 말과 이야기에 속지 않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 필수 능력이 된 듯하다.
그러므로 작가는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독자에게 미션을 주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과연 당신은 이 이야기에 속지 않을 수 있는가’
많은 독자가, 아일랜과 뉴윈이 사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미션에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작가가 늘어놓은 덫과 어릿광대를 피해 멋지게 빠져나가기를 더욱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