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논개 삼장사의 역대 시문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책이다. 문집이나 읍지, 지역 사료 등에서 관련 시문을 초출하는 데에 십여 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되었고, 전고에 근거해 충실하게 번역함으로써 내용의 정확성을 높였다. 그리고 해당 산문의 원전과 사진을 함께 수록하여 문헌의 신뢰도를 확보한 사실도 장점이다.
≪역주해 논개 삼장사 시문 총집≫의 의의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누정문학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다. 촉석루 문학은 촉석루 누각 자체를 제재로 지은 시문이 방대한데, 저자가 이미 2019년에 ≪역주해 역대 촉석루 시문 대집성≫을 통해 널리 공유한 바 있다.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촉석루의 제재적 성격은 전대와 확연히 구분된다. 이는 촉석루가 논개와 삼장사를 위시한 순국지사들의 충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촉석루 문학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나아가 한국 누정문학의 여러 특징을 비교 연구하는 데 소중한 연구물이 될 것이다.
둘째, 논개 연구에 실증적인 자료를 총합한 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논개라 하면 대개 번영로의 시나 한용운의 시가 떠오를 따름이다. 하지만 임란 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300여 년 동안 논개 시문이 수없이 창작되었다는 사실이다. 논개 문학에 대한 시야를 확장하고 논개의 문학적 형상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를 분석하는 데 생산적인 시야를 얻을 것이다. 아울러 논개의 신분이나 출생지 등과 관련된 서사 변동을 추적하는 데에도 요긴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삼장사 시문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함으로써 촉석루의 문학성이나 지역 정체성의 성립과 전개를 이해하는 데에도 필수적인 책자가 될 것이다.
셋째, 진주지역의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데에 지침서가 될 것이다. 진주시는 해마다 논개제와 남강유등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 문화행사는 원석의 문화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따라 지속성과 미래 발전성이 달려 있다. 이 책이 그 인문학적 토대를 구축한 성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4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진주 충절의 역사적 전개를 살펴보았고, 제2부에서는 논개의 시문을 집성해 번역했으며, 제3부에서는 삼장사로 대변되는 충설지사의 시문을 집성해 번역했으며, 제4부에서는 논개와 삼장사가 각종 읍지에 어떻게 기록되었는지를 추적했다. 그리고 부록에서는 논개 삼장사의 시문 이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진주목사와 경상우병사의 가계 정보를 세밀하게 추적해 표로 제시했다. 아울러 시문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나 인물을 요약해 수록함으로써 사전 구실을 겸했다.
이 책은 누정문학을 연구하는 학자, 진주성의 역사와 문화경관을 연구하는 사학자, 논개와 삼장사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문화유산 해설사나 향토사학자, 진주를 사랑하는 일반인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