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쌍의 부부가 있다.
그런데 첫 만남부터 뭔가 이상하다.
남자는 비혼주의자였고, 여자는 결혼을 꿈꾸면서도 자유스러운 삶을 추구했다. 이렇게 다른 생각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난지 6개월 만에 결혼을 했다. 그것도 주말에만 만나고 하게 된 결혼이다. 요즘 6개월 만에 결혼을 하는 커플들은 더러 있지만, 그 커플마저도 주말에만 만나고 결혼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 커플은 보금자리마저도 각자 마련하여, 결혼하고도 따로 살며 생활하는 삶을 선택했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나고 한참 후 신혼여행을 떠났다.
‘일천 시간 너머의 유럽’은 위에서 소개한 남들과는 꽤나 다른 과정을 거쳐 결혼한 부부가 남들이 해보지 않은 신혼여행을 다니면서 겪은 일종의 여행기이다.
이 책을 단순히 여행기라고만 볼 수 없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이들이 신혼여행을 가기까지의 과정이 기본적으로 남들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여행의 목적지와 시기를 정하는 것, 떠나는 것. 즉, 여행의 시작점 자체가 많이 다르다. 또한, 신혼여행을 떠나는 한 쌍의 부부, 두 명의 사람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웃 나라도 아닌 비행기로도 10시간 이상 걸리는 유럽을 두 사람이 여행한다는 것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 코로나 시대가 지나고 그 이전과는 돌아갈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것이 달라진 세상이 되었다. 그에 따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든 것, 가장 기본적인 것들마저 바뀌어 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길, 내가 가고 싶은 길, 그 길을 찾는 방법과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인생’을 생각해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유럽 4개국 12개 도시는 우리 나리에서 느낄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과 그에 대한 글도 함께 느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