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 운영을 위한 현실적 답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영 상식들은 대기업에 관련된 것이다. 그나마도 많은 것들은 틀린 것으로 판정 받았다. 이제는 작은 회사에 적용할 만한 사업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저자는 20년 넘게 작은 회사를 운영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게 전부 담아냈다. 사장이 가져야 할 ‘돈’에 대한 생각, 거래의 기술, 뇌물에 대한 팁, 직원과 조직 관리를 위한 ‘조직론’ 등 세세한 내용들부터 작은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사장의 마인드와 글로벌 경제를 보는 시각까지. 시중에 나와있는 ‘대기업 사장’의 마인드셋을 알려주는 책과는 달리 직원 30명 이하,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은 물론,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 소상공인들, 장래 내 사업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도 유용한 현실적인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작은 회사 사장, 실제 경험의 총체
저자 강덕호는 현재 중국과 한국에서 섬유 원단을 제조, 수출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저자가 대학을 졸업하던 당시만 해도 취업 준비생들은 주로 대기업이나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선망하던 시절이었다. 돈이 절실했던 그는 차후 ‘내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직장을 물색했고 현대, LG, 쌍용 등 대기업에 합격했으나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이미 ‘철 지난’ 상사, 그것도 효성은 당시 국내 7대 상사 중 작은 규모의 회사였지만 사회학과 졸업생을 받아준 유일한 회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드라마 ‘미생’에서처럼, 신입사원에게도 바로 일을 맡기고 담당자가 해외에서 오더를 받아 스스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효성에서 니트 원단을 향후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한 후 니트 원단을 배울 만한 업체를 찾아, 성수동에 있는 섬유 생산 회사로 직장을 옮겼다. 남양주에 있는 공장 숙소에서 자면서 생산직에 익숙해지고 짐차로 개조한 봉고차를 타고 남양주, 포천 등지의 염색공장, 포장공장을 다니며 실제 생산 현장을 보고 배웠다. 3년간 생산 현장에서 일을 배운 후 우연히 보게 된 중국 니트 원단을 보고 가능성을 발견, 중국 상하이에서 니트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2002년 32세의 나이였다.
소상공인, 작은 회사 사장들은 ‘대축’이 아닌 ‘소축’
저자는 자신은 물론 우리 주변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주역에서 말하는 ‘소축’이라고 설명한다. 큰 부자는 ‘대축’, 작은 부자는 ‘소축’이라고 하는데 축은 엄청난 일을 해낸 정주영 같은 사업가들을 말한다. 이런 대기업 회장들의 성공 이야기는 막장 드라마보다 더 비현실적이다. 큰 성공을 이룬 사업가들은 가정을 중요시하지 않고, 올인 베팅을 잘하고, 위험천만한 일도 선뜻 감행한다. 대축을 이루는 돈키호테형 인간들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소축을 이루고 나중에 대축을 이루는 계층적인 부의 조직도도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므로 소축 지망생들은 대축들이 하는 무모한 짓을 흉내내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다. 사업을 견고하게 끌고가기 위해서는 어설픈 대축 지망생이 되지 말고 스스로 부의 기준을 세워 탄탄한 소축이 되자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큰 회사를 이루는 사람들의 ‘큰 강을 건너는’ 모험담이 아닌, 보통 람들의 현실에 적용할 만한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저자는 작은 회사에 적용할 사업 철학과 노하우를 아래와 같이 5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장 사장의 첫걸음
시작을 주저하고 있는 분, 막상 사업을 시작했는데 적응하기도 어렵고, 가야 할 방향이 헷갈리는 분들께 필요한 내용이다.
2장. 돈을 물로 보라
사업가는 돈에 대한 생각이 직장인과는 달라야 한다. ‘사장의 셈법’에 익숙해져야 궁극적으로 사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
3장. 작은 회사 ‘조직론’
직원과 조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지 고민한 내용을 정리하였다.
4장. 비즈니스로 풀어보는 세상
사업이 장사와 다른 특성을 설명하고, 사업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담아보았다. 또한 비즈니스 환경의 거시적 분석을 소개했다.
5장. 사업과 인생, 기나긴 여정
사장의 삶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살펴보고, 비즈니스 하는 나와 인간에 대한 분석적 이해를 정리해 보았다.
“월급쟁이보다 낫다”, “작은 회사 사장, 할 만합니다”
세상은 결코 작은 회사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저자는 20년간의 경험을 통해 말한다. 정치는 기득권 세력을 보호해주는 것이 우선이지 세상 어디에도 소상공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사업을 하다 보면 10년에 한 번 정도 ‘망할 것 같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만난다고 한다. 저자의 말들은 매우 현실적이고 때로 냉소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저자는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기보다는 작은 모험을 감행하라고, 자본주의의 심장으로 들어가 사업을 해보라고 말한다. 만만치 않지만 “사장,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큰 부를 이룬 영세 봉제공장들의 예를 들어 설명을 하며 “기회는 언제나 열려 있다”고 강조한다. 익숙한 것만 열심히 해서는 조금 바쁜 동일한 삶을 살게 될 뿐이니 당당하게 ‘모험하는 인간’이 되어 보라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