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구성
1장 “계몽의 아포리아”에서 자유 이념의 비판적 잠재력을 이중적 측면에서 살펴본다. 자유 이념에는 한편으로는 자유의 이름으로 동원되는 사회운동이 연결된다. 다른 한편으로 자유의 규범은 항상 그 모순과 자기 위험에 대해 성찰하고 사회 현실에서 자유가 어느 정도까지 실현될 수 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2장 “의존성 속의 자유”는 근대적 자유의 아포리아를 추적하며, 근대적 개인의 역사적 원천으로 되돌아간다. 1970년대 이후 후기 근대적 개인, 즉 자유 갈등을 포함하는 창조적 자기실현자의 성립을 재구성하며 그의 엮임과 얽힘, 그의 요구와 사회적 전제를 분석한다. 그리고 자유의 의미 및 그 반대 방향의 부작용을 논의한다. 해방과 자유의 역사는 현대 사회의 병리학을 파악하고, 후기 근대 개인도 오직 사회 속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아니 오직 사회와 더불어서만 개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사회학자 울리히 벡과 함께 저자들은 여태까지 증대해온 행동 공간을 제한하는 부정적 개인화를 분석한다.
3장 “무질서의 질서”에서는 저자들이 퇴행적 근대화가 작동한다고 보는 후기 근대 사회의 사회적·정치적 동역학 속에 개인성의 곤경을 자리매김한다. 더불어 퇴행적 근대화를 근대화와 반근대화의 모순적 동시성을 특징으로 하는 발전으로 이해한다. 규범 변화와 차별에 대한 감수성 증대는 정치적 공간을 열어주지만, 또한 폐쇄성과 새로운 갈등을 낳기도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지식을 둘러싼 싸움이 벌어진다. 실로 개인은 더 많은 교육과 지식을 전유하는 기술을 소유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들은 점점 더 현실을 알지 못한다. 전 지구적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제3자의 지식, 특히 과학적 전문성에 대한 의존이 발생한다.
4장 “사회적 상처”에서는 후기 근대의 딜레마들로 인해 개인의 내면에서 초래된 정서적 긴장과 마찰을 다룬다. 여기서는 본질적으로 세 가지 딜레마, 즉 우선 관철됨으로써 부정의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평등주의 규범들의 역설, 그리고 법적으로 명문화한 바람직한 상태와 그 상태의 불충분한 실현 사이의 격차에서 출현하는 열망 결핍, 마지막으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목표가 일정한 사회 규칙을 위반하는 행동 방식을 조장하는 사회적 아노미 상태를 본다. 여기서는 규범에 대한 과도한 동일시가, 그러나 또한 파괴적일 정도로 반항적인 실천이, 즉 지나친 성공 추구와 경쟁 사고 또는 우월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한 반응은 1970년대 이래로 나르시시스트의 형상과 결부되며, 이제는 자유지상주의적 권위주의자들에게서 다시 만난다. 여기서 저자들은 오늘날까지 그 시대 진단으로서의 인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나르시시즘을 명백한 문명의 병이라기보다는 후기 근대 사회의 상상력 살림살이가 심하게 불안정하다는 신호로 읽고자 한다.
5장 “자유지상주의적 권위주의”에서는 자유의 이상이 지극히 비자유주의적인 견해 및 실천과 결합하는 규범적 무질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을 다룬다. 자유지상주의적 권위주의의 성격 구조는 어떠한가? 자유지상주의적 권위주의는 어떤 인물로 나타나고 어떤 행동 방식으로 표현되는가? 여기서 저자들은 자유지상주의적 권위주의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물화한 자유의 징후라는 생각에 의지한다.
6장 “진리 추구자의 몰락”에서는 자유, 평등, 정의의 이름으로 공론을 발하는 보편적 지식인 유형이 어떤 방식으로 퇴행적 경로로 빠져들 수 있는지 살펴본다. 여기서 만나는 지식인들은 표현의 자유나 다수의 이해관계를 집요하게 끌어대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특수한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서로 다른 정치 진영 간의 이데올로기적 간섭으로 발생하는, 사회에 대한 무뎌진 비판을 예시한다. 연구 대상 지식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공통의 적대자, 즉 이전에 배제된 집단과 문화적 소수자의 정체성 정치에 대항한, 그리고 과학적 전문성이나 국가 및 미디어의 이른바 관변화한 엘리트들에 대항한 투쟁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당황스러운 연합을 진보적 변화에 맞선 수동적 자기경직화로 해석한다.
7장 “세계의 재주술화”에서는 ‘수평적 사고자’들의 항의를 살펴본다. 코로나 조치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영위하는 삶의 방식에 강하게 개입했다. 정부는 감염 위험과 질병의 경과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며 전면적인 제한 조치를 정당화했다. 그런데 수평적 사고자들은 이러한 조치 자체를 날카롭게 비판했을 뿐더러 계속해서 그것이 지닌 지식의 근거도 비판했다. 그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부인했을 뿐 아니라 그 조치 배후에서 부분적으로 거대한 음모를 보았다.
8장 “파괴적 원리로서 전복”은 2017년의 경험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2017년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제3당으로 연방 의회에 입성하기 전 몇몇 사회운동은 위협적인 선거 결과를 저지하려고 했다. 비정부기구인 캄팍트는 2016년 이 우파 포퓰리즘 정당에 반대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전에 이 NGO의 관심사를 지지해온 캄팍트 메일링 리스트의 사람들 일부가 이 행동에 항의했다. 그들은 AfD에 공감을 표명했고, 심지어 그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당황한 활동가들은 학자들과 접촉했고, 저자들은 정치 참여의 신권위주의적 형식들의 실상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함께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민영화 비판과 같은 진보적 대의를 위해 캄팍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AfD에 대한 친화성을 나타내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