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사랑하고, 더 깊은 탐험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책!”
보는 재미를 통해 읽는 즐거움을 주는 야생동물 백과사전
이 책은 우리가 야생동물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사실 야생동물들은 종류가 너무나 많고 그 세계 또한 복잡해서 한 권의 책으로 묶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한정된 분량에 이 방대한 동물들을 어떻게 분류하여 소개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저자는 끈질긴 관찰자로서의 호기심과 뛰어난 예술가적 안목으로 그들을 흥미롭고 개성 넘치는 이야기로 선택하고 분류하여 ‘아름다운 과학책’을 완성해낸다.
이번에도 저자는 ‘해부도감’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주요 동물들의 생김새를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그리고, 생태계에 대한 개념 설명을 비롯하여 우리가 흥미롭게 읽고 반드시 알아야 할 생물학적 지식들을 빠짐없이 수록하여 도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구분, 먹이그물,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이빨과 발톱의 비교, 저마다 다른 사냥 전략, 포식자와 먹잇감의 생김새 비교, 반점으로 구분하기, 사회적 관계 맺기, 놀라운 집 짓기 등).
또한 저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 야생 왕국이 인간의 사냥과 기후 변화, 환경 개발로 인한 서식지 감소 등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는다. 사자는 과거 서식지의 94퍼센트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한때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전역을 어슬렁거렸던 퓨마는 일부 지역에만 남아 있으며, 참수리는 멸종 위기 취약종이 되었다. 영장류의 60퍼센트도 서식지 감소로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천산갑은 비늘을 얻기 위해, 멕시코도롱뇽은 재생 능력 때문에 불법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은 아이와 어른 모두가 자연을 사랑하고, 더 깊은 탐험으로 나아가게 하는 훌륭한 책이자 보는 재미와 읽는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백과사전과 같은 책이다.
땅에서 바다, 하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태계와 그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만난다
맨 처음 저자는 ‘생태계’에 주목한다. 생태계는 사람을 포함한 다양한 동식물로 구성된 생물적 요소와 공기나 물, 토양 같은 비생물적 요소가 상호 작용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태계는 집 근처 물웅덩이와 도심의 공원, 나무 밑 땅속과 우듬지에서 사하라 사막이나 남아메리카 열대우림에 이르기까지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저자는 기후 조건에 따라 낙엽수림과 다우림, 사막, 초원, 습지, 바다 등으로 나누어 각각의 특징을 살피고,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 먹이그물을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내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생태계에서 본래의 역할이 없을 뿐만 아니라 천적마저 없는 외래종의 도입과 그로 인한 피해를 살핀다.
이빨과 발톱에 대한 이야기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의 특징을 잘 설명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존전략을 드러낸다. 육식동물인 코요테는 다른 동물을 찢고 씹는 데 필요한 송곳니가 발달했다면 초식동물인 흰꼬리사슴에게서는 송곳니를 찾아볼 수 없다. 발톱도 동물들을 특징짓는 것 중 하나다. 고양잇과 동물은 평소에는 발톱을 숨겼다가 필요할 때 드러내는 반면 갯과 동물은 늘 발톱이 나와 있다. 치타의 발톱은 그 중간형이다.
풀을 뜯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생김새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발전한다. 포식자와 먹잇감은 눈의 위치로 판단할 수 있다. 포식자는 도망치는 먹잇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두 눈이 앞쪽에 자리하고 눈 모양이 세로로 길쭉하며 양안 시력이 좋은 반면, 먹잇감은 양쪽 눈의 폭이 넓어 주변 시력이 좋고 눈 모양이 가로로 길쭉하며 머리를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초점이 바뀐다. 풀을 뜯는 동물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는 것은 뿔을 가진 동물들이다. 솟과 동물과 사슴과 동물의 수컷에게서 주로 볼 수 있는 뿔은 그 동물을 특징짓는 동시에 매력 요소이기도 한다. 초식동물은 먹이에 따라 고개를 들고 풀을 뜯는 동물과 고개를 숙이고 풀을 뜯는 동물로 나뉜다.
동물들의 집 짓기에서는 자신들의 살 곳을 마련하기 위해 치열하게 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굴을 은신처로 이용하는 동물이 많은데, 실제로 굴을 파는 것은 1차 굴착자, 버려진 굴을 개조하는 것은 2차 굴착자, 굴을 있는 그대로 이용하는 것은 거주자라고 한다. 예를 들어 1차 굴착자인 땅거북이 최대 12미터 길이에 3미터 깊이의 굴을 파고 살다가 떠나면 올빼미, 코요테 등이 이 굴을 넘겨받아 생활한다. 그 밖에 유럽오소리는 여러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넓은 굴을 파고, 쌍살벌은 목재와 식물 섬유의 펄프로 방수 기능을 갖춘 둥지를 만들며, 성당흰개미는 땅 위로 4.5미터에 땅속으로 수만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큰 구조물을 만든다.
마지막 장에서는 기이하면서 독특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문어는 몸길이가 4.3미터에 이르는 태평양대왕문어부터 몸길이가 2.5센티미터인 피그미문어 등 300여 종이 있는데, 크기만큼이나 개성 역시 남다르다. 흉내문어는 위장색을 띠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흉내내고, 갈색망토보라문어는 이름 그대로 헤엄치는 모습이 늘어진 망토를 닮았다. 코코넛문어는 코코넛 껍질을 이용하여 몸을 숨기고, 파란고리문어의 밝은 몸 색깔은 천적의 접근을 막는다. 알을 낳는 포유류인 오리너구리, 주둥이로 전기 자극을 수집해 먹이를 찾는 별코두더지, 보호용 갑옷을 입은 아르마딜로·천산갑·가시두더지, 같은 서식지를 공유하고 대나무가 주식인 대왕판다와 레서판다, 나무에 매달린 채 출산을 포함한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나무늘보 등 개성 넘치는 동물들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