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는 공자(孔子, B.C. 551 ~ B.C. 479)와 그의 제자들의 어록을 엮은 경전이다. 공자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제자들이 그의 언행을 모아 책으로 펴낸 것으로 《맹자》(孟子), 《대학》(大學), 《중용》(中庸) 등과 함께 유교(儒敎) 교육의 가장 핵심적인 책이다.
현대 사회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 등 서구사회에 견줄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을 동아시아로 본다면, 서구사회를 하나로 묶는 코드가 기독교이고 동아시아 사회를 하나로 묶는 코드는 유교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시하며 가족이나 혈연을 중히 여기고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는 한편, 학문과 지식을 존경하며 남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체면 중시의 문화 등은 서구사회와는 다른 동아시아 특유의 문화적 특성이며 그 문화적 특성의 핵심에 유교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교의 핵심이자 근간이 되는 논어는 2,500여 년의 긴 세월 동안 동양철학의 근본이 되었던 책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번역 및 해석본이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같은 동아시아권이면서 500년간 유교를 근간으로 국가를 운영한 조선 선비들의 기본서였고, 그 뒤를 잇는 대한민국에서 역시도 수없이 많은 관련 서적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늘 여기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이 작품 또한 논어를 번역하고 해석한 책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간된 논어들과는 달리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좀 더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오롯이 담긴 결과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시 논어를 논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조선의 근간이었던 유교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몰락한 것, 해방과 전쟁 이후 전 세계가 놀랄 만큼 빠르게 이룬 경제적, 물질적 성장 그리고 그 성장 이면에 발생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유교적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유교의 근간이자 핵심에 해당하는 논어에 대해 포괄적인 이해를 통해 우리가 가진 원래 정서를 분석하고 점검하여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다수의 고서(古書)가 그러하듯이 논어 역시 한학(漢學)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유수의 석학들마저도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번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들 한다, 하물며 일반 독자들은 그러한 석학들이 번역하고 해석한 결과물들조차 읽으면서 이해하는 것이 심히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논어는 제1편 학이(學而)편부터 제20편 요왈(堯曰)편까지 전 20편, 482장, 600여 문장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양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상과 하 두 권으로 발간하게 되었다. 상권에서는 제1편 학이(學而)편부터 제10편 향당(鄕黨)까지를 하권에서는 제11편 선진(先進)부터 제20편 요왈(堯曰)까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 역시 논어를 해석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임을 자인하고 있다. 하지만 논어의 내용을 일반인들이 적절히 선택하여 소화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그 힘든 과정을 거쳐 이 책을 출간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종식 이후 우리는 그 이전의 삶이 어떠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만큼 혼란스럽고 또 다른 세상에 살고있는 듯하다. 이런 혼란스럽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려운 시기에 2,500여 년을 현인(賢人)들과 함께 이어져 내려온 논어를 읽으며 현재의 나를 가다듬어 미래를 펼쳐 나아가는 길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