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수업시간에 홀대받은 한국 근현대사
우리의 역사를 이야기하다 보면 최근의 변화가 근현대사에 매우 관심이 높아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늘 근현대사는 비중 있게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역사 수업 시간은 광복을 맞이하면 한 학년이 끝나 있었습니다. 학교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진도를 많이 나가도 한국전쟁에서 수업을 끝내거나 이후의 역사가 크게 생략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먼저,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내용을 학생에게 전달하려다 보니 모든 역사를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둘째, 교육과정상 수업 시간에 다루어야 하는 역사적 사실이 너무 많다는 데 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꼭 알아야 하는 역사 내용이 방대합니다. 특히 2000년대 전만 해도 근현대사보다는 조선시대까지의 내용이 시험에 더 비중 있게 출제되면서 근현대사는 소홀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근현대사에 대한 역사 정립이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점입니다. 다른 역사적 시대도 여러 논란이 있지만, 근현대사는 현재와 가장 가깝고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논란이 많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논란이 많은 근현대사 부분을 피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중요해진 한국 근현대사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근현대사를 묻는 문항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이것은 역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늘과 미래를 위해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먼 과거의 이야기보다는 오늘날에 밀접하게 영향을 주는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19세기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 군사독재시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우리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화가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이든 흥망성쇠는 있습니다. 전성기를 누리면 쇠락하고, 현실의 문제를 더는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주체가 나타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비록 20세기 초 우리가 주체가 되어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면서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나라를 되찾아 국민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으로 잘못을 바로잡은 나라의 국민입니다.
대한민국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나라입니다. 비록 나라를 빼앗긴 적은 있지만, 우리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입니다. 이는 세상 많은 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례입니다. 그렇기에 한국이라는 단어는 매우 자랑스러워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토록 훌륭한 나라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 의무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프고 힘들더라도, 과거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못은 반복하지 않고, 잘한 점은 계승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개화기부터 세월호 참사,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이 책은 개화기 흥선대원군부터 경술국치의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건국, 4ㆍ19 혁명, 5ㆍ16 군사 쿠데타, 12ㆍ 12 신군부 쿠데타,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궤적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방대한 역사이다 보니 모두를 자세하게 기록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고등학생은 물론, MZ 세대들이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명료하게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생동감 있는 역사를 접할 수 있도록 과거의 어록과 문서 그리고 법령도 넣었습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근현대사를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또한 부록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한국 근현대사 연표도 넣었습니다.
물론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광복 이후의 역사는 이견이 많아서 매우 민감합니다. 최대한 객관적이고 잘잘못 모두를 서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독자님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가치관을 따르고 있으며,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어느 역사적 사건에 반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넓은 아량으로 이런 의견도 있을 수 있다며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사랑하고, 앞으로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