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도시,
교토를 여행하는 법
교토의 멋: 전통 위에 새로움을 더하다
교토에는 옛 수도답게 오래된 유적과 문화재가 많다. 무려 일본 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30%가 이곳에 있다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기요미즈데라. 1200년도 전에 세워진 이 사찰은 사계절 언제 가도 좋지만 경내에 심어진 천여 그루의 단풍나무가 붉게 물드는 가을이면 특히 더 아름답다. 료안지, 무린안, 도후쿠지 등도 둘러보자. 시간이 빚어낸 교토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전통에 더한 모던함은 교토의 또 다른 매력. 천년 고도의 자부심을 갖는 동시에 진보적인 사고방식을 취한 교토는 옛것에 새로움을 쌓아올려 또 다른 ‘미’를 만들어냈다. 오래된 전화국에서 핫플로 변신한 신푸칸, 목욕탕을 개조한 카페 사라사 니시진, 전통 공예품으로 교토풍의 인테리어를 완성한 코에 도넛 등. 오래된 것에서 신선하고 세련된 것을 발견하는 일은 교토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교토의 맛: 음식을 보면 교토가 보인다
여행에서 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음식. 교토는 유서 깊은 도시인만큼 전통 음식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전통 가옥 마치야 식당에서 즐기는, 제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정갈한 한상은 눈과 혀가 만족스러운 식사를 제공한다.
전통 식재료를 활용해 만드는 디저트 역시 교토 여행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행복이다. 시미즈 잇포엔에서 진한 말차 무스의 청량한 맛을 즐기고, 기온 코모리에서 일본인들이 즐겨먹는 코로미 안미쓰(우뭇가사리 묵에 단팥, 과일,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는 디저트)나 말차 와라비모찌(고사리전분과 말차로 만든 젤리 같은 떡)를 먹어보자.
또 교토는 커피의 도시. 일본 내 커피소비량이 1위인만큼 교토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대단하다. 이노다 커피, 아라비카, 니조코야 등 교토의 커피 맛집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일은 교토인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기분 좋은 경험이다.
동네 산책: 교토의 일상을 경험하다
도시를 느릿느릿 걷고, 구석구석 두리번거리며, 안쪽 깊숙이 숨겨진 매력을 찾아 음미하는 일. 그리하여 그 도시의 일상을 경험하는 일. 교토만큼 이러한 여행이 어울리는 곳도 없다. 교토 여행은 천천히 걸을 때 더욱 즐거워진다.
근대 건축물을 따라 걸으며 모던 교토의 운치를 느껴도 좋고, 벚꽃이 흩날리는 봄의 교토, 붉게 물든 단풍이 일본 전통 건축물과 어우러져 일본스러운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가을의 교토를 경험하는 일도 좋다. 아니면 교토의 마이코 문화를 배경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한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에 나오는 장소를 찾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교토에서 가장 뜨거운 문화예술지구인 오카자키를 걸으며 교토의 예술을 만나고, 술 빚는 거리 후시미를 찾아 일본의 술을 경험하고, 분주한 도심 한복판을 벗어나 한적하게 산책하기 좋은 동네 이치조지, 오하라, 아라시야마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일은 또 다른 표정의 교토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교토는 알면 알수록 더 좋아지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감성의 도시이다. 시간과 일정에 쫓기기보다는 조금 느긋하고 여유로운 교토를 여행하고 싶은 이들에게 〈천천히 교토 산책〉은 꼭 필요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