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병리학’은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경제학을 되살릴 책!
경제병리학을 이해하면 경제위기를 예측할 수 있다!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경제학을 되살릴 책이다.
조동성 / 서울대 명예교수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 틀림없다.
유성엽 / 전 국회의원, 국회 교육문화위원장
세상의 모든 경제학 교과서들이 이 책의 이론체계에 입각하여 새롭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김성기 / HSBC Vice President
2024년 청룡의 해, 희망과 서기로 가득 차야 할 새해가 이미 시작되었지만, 세계경제에는 뭔가 모를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미국경제는 실업률이 3%대까지 떨어질 정도이고, 주식시장은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아직도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그래도 뭔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주식시장 호조의 끝자락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는 것은 뭔가 더 찜찜하다. 저평가 주식이 각광을 받는 것이나 투기적 거래가 왕성해지는 등의 현상이 그것이다.
월가의 저명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수시로 교차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경제는 이미 심각한 경제난의 늪에 빠져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이고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렸던 센전에서도 노숙자들이 넘쳐나는 것은 중국경제의 참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경제전문가들이 올해는 경기부진이 더 심각해져 성장률이 1~2%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쩌면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
저자가 경제위기 등 경제질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는 우리나라에서 터졌던 1982년 외환위기였다. 당시 그는 다른 나라의 외환위기 사례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했는데, 이것이 경제병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경제질병을 일으키는 경제원리, 경제질병의 전개와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서 작동하는 경제원리를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경제병리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1997년 말에 터진 외환위기를 예측하게 했다. 1995년에는 “잠수함의 토끼처럼 우리 경제의 파국을 내다보면서, 본인의 판단이 제발 기우이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1996년에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정책당국에 경고하고자 한다.”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이것은 지나치게 이르게 이뤄졌다. 그 결과, 1997년 1월에는 “이제 경제파국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한탄했을 때는 정책당국자들에게 비난을 듣기도 했다. 너무 이른 예측은 오히려 더 위험한 법이다.
최근에도 마찬가지였다. 2023년 1월에 저자가 발간한 ‘경제파국으로 치닫는 금융위기’라는 책은 파국적인 금융위기가 2023년 말쯤에는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다소 이르게 그런 경고가 이뤄졌을 뿐이라고 강변한다. 조만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터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여전히 굽히지 않는다. 경제병리학이 그렇게 진단하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경제에는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 그 하나는 이론 부문이고, 다른 하나는 임상사례 부문이다. 먼저, 이론 부문에서는 경제질병이 발병하는 경제원리는 물론이고, 그 전개와 결과를 일으키는 경제원리를 다룬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경제위기는 금융위기를 경유한다. 통화는 신용을 창조하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함으로써 신용승수의 2배라는 아주 큰 변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금융위기는 부동산시장이나 주식시장에서 벌어진다. 부동산이나 주식은 저축이 비교적 오랜 세월 축적되어야 수요가 일어나고, 가격의 상승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셋째, 모든 금융위기는 광기, 패닉, 붕괴의 과정을 거친다. 이것은 킨들버거가 700여 년의 금융위기 역사를 연구하여 내린 결론이다. 하지만 그는 왜 광기가 필연적으로 벌어지는지, 광기는 왜 필연적으로 패닉으로 발전하는지, 왜 붕괴가 필연적으로 일어나는지 등에 관한 경제원리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경제병리학이 그 경제원리를 다음과 같이 새롭게 밝혀냈다.
첫째, 광기는 미래 수요가 현재로 시간 이동을 해옴으로써 수요가 배가되어 나타난다. 부동산이나 주식의 가격 상승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집중되어 빠르게 상승하므로, 2~3년 더 저축해야 수요에 가담할 수 있는 사람들이 큰 빚을 안고라도 부동산이나 주식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미래 수요가 현재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둘째, 광기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미래 수요가 시간 이동을 했으므로, 조만간 수요가 거의 사라진 때가 닥치기 때문이다. 그러면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하고, 이 경우에는 큰 빚을 안고 주택이나 주식을 매입한 사람들은 패닉에 휩싸이게 된다. 셋째, 패닉이 일어나면 가격은 더 빠르게 하락한다. 넷째, 부동산이나 주식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 경제 내의 유동성이 수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부동산과 주식은 통화의 기본적 기능인 거래 수단의 기능과 가치저장 수단의 기능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동성 수축이 일어나면 신용창조원리의 역과정인 신용파괴원리가 작동하면서 금융시장은 붕괴에 직면하게 된다.
위와 같은 경제원리들이 연속해서 작동하므로, 금융위기는 평균 10년을 주기로 반복하여 일어나곤 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금융위기가 벌어졌던 역사상의 주기를 보면, 광기는 3년 정도 지속되었고, 패닉과 붕괴는 각각 반년에서 1년 정도 지속되었으며, 그 뒤에는 5~6년 정도의 장기 정체기가 뒤따랐다. 새로운 수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저축이 5~6년 정도는 추가로 축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금융위기는 위와 같이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특성을 지녔지만, 금융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게 벌어지는가는 그 직전에 정부가 얼마나 과도한 경기부양 정책을 펼쳤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에 얼마나 심각한 경제난이 일어나는가는 정부가 얼마나 적절한 정책을 얼마나 신속하게 펼치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심각한 금융위기가 터지더라도 적절한 경제정책을 신속하게 펼치면 그 타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사람이 중병에 걸렸더라도 적절한 처방을 신속하게 받으면 회복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책의 임상사례 부문에서는 위와 같은 중대한 경제질병들을 경제병리학적 시각에서 새롭게 고찰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 대공황은 시장의 실패나 자본주의의 실패로 터진 것이 아니라, 경제정책의 실패로 빚어진 일이다. 둘째, 일본 등의 초장기 경기침체는 경상수지의 과다한 흑자가 초래한 일이다. 아무리 바람직한 것도 과유불급인 셈이다. 셋째, 외환위기는 외환보유고의 고갈이 일으킨 재앙이다. 외환보유고 고갈은 경상수지 적자의 누적이 초래하고, 경상수지 적자는 과도한 경기부양 정책이 빚은 결과이다. 넷째,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무주택자에게 550만 채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한 것이 그 원인이다. 무주택자에게 550만 채의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경기의 부양이 필수적이었고,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은 물론이고 다른 금융기관의 지원이 필수적이었다. 이를 위해 개발했던 파생금융상품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금융기관 전체가 붕괴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다섯째, 최악의 경제질병인 초인플례이션에 대해서도 경제병리학적 시각에서 새롭게 접근했다.
이 책 ‘경제병리학: 경제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 지금 뭔가 모르게 꾸물꾸물 닥쳐오고 있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가 경제는 물론이고 개인과 기업도 그 타격을 최소화시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특히, 우리나라 정책당국이 현명한 판단으로 적절한 정책을 신속하게 펼침으로써 국민과 기업의 경제적 고통을 최소화시켜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인간을 위한 의학이 그렇듯이, 경제병리학도 경제위기와 같은 질병을 극복하는 데 필수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