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되지 않는 우울일지언정
당신에겐 여전히 미래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우울증 환자 100만 명의 시대다. 2022년, 대한민국 인구의 2%에 해당하는 100만 여명의 사람이 우울증 진료를 받았다. 개중 여성우울증 환자는 남성 우울증 환자의 2배에 달한다. 여성 우울증 비중은 20대가 가장 많고, 30대가 그 다음이다.
젊은 여성들이 왜 이런 통증을 겪어야 하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 답을 알고 있다. 도무지 뭐 하나 쉽지 않은 사회이다. 초경쟁 사회 속 우리는 늘 타인을 뛰어넘을 것을 강요받는다. 자아실현은 사치로 여겨지기 일쑤이고 일찌감치 사회가 만들어 놓은 ‘보통의 삶’의 기준을 따라가기도 숨차게 바쁘다. 초연결 사회에서 비교 대상과 허들이 계속 늘어나니 너도 나도 마음이 아파지기 쉽다.
《부끄럽지 않은 우울증 극복기》는 중증우울증 진단을 받은 저자가 자구책을 통해 우울증을 탈피하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적 편견을 답습하는 부모님 밑에 태어난 그녀는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성적을 빌미로 가정폭력을 당했다. 그러다 23살부터 심각한 우울 증세로 고생했다. 폭식증에 걸려 눈 감기 전까지 음식을 먹고, 놀랄 만큼 살이 찌고, 외모 강박에 시달리고, 불건강한 연애에 자주 휘말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끝내 노력을 통해 우울증을 벗어났다. 삶을 바꾸는 작은 실천과 선택의 반복을 통해서이다.
때론 다른 무엇보다도 타인의 진솔한 경험담이 위로가 되고, 해결책이 된다. 주위에서 쉽게 동참하지 않는 이야기 주제라면 더욱 그렇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우울증이라고 하면 꺼려 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저자는 가감 없이 자신이 겪은 우울 증세를 드러냈고, 경험과 인체 지식에 기반한 과학적인 우울증 극복법을 공유했다.
저자는 말한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우리에겐 미래를 선택할 용기가 있다’라고. 맞다. 오늘 우울하다고 해서 내일도 반드시 우울하리란 법은 없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존재이며, 나아갈 수 있는 존재이니까. 미래는 오늘의 선택을 바탕으로 도래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