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는 척하기vs’찐’철학하기
철학을 하는 척하지 말고 실제로 철학을 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건강한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진짜 건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에피쿠로스)
“니체, 미셸 푸코, 질 들뢰즈… 아, 듣기만 해도 골치 아파”, “비트겐슈타인이 어쩌고저쩌고, 순 말장난 아냐?”, “철학, 그거 공부해서 어따 써먹어?” 철학을 대하는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다. 철학이란 말만 들어도 속이 울렁거린다면? 오랫동안 공부했지만 철학이 어렵기만 하다면? 그럼에도 무지무지 철학이 궁금하고 실제로 내 삶에 철학을 어떻게 써먹을지 알고 싶다면?
《나는 어떻게 살고 사랑할까?》는 기존의 어렵고 딱딱한 철학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 철학 책이라고 하면 이성과 합리성으로 무장한 채 철학의 이론이나 사상을 설명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에 반해 이 책은 재미있는 일상적 사례들과 지은이의 경험담을 통해 철학이 우리 삶에 적용되는 장면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왜 우리는 서로 오해할 수밖에 없을까?(앙리 베르그손)’, ‘이 많은 사람 가운데 내 친구는 누구지?(에피쿠로스)’,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간단한 방법은 없을까?(스피노자)’, ‘무기력은 어떻게 물리치나?(기 드보르)’, ‘보다 단순하게 사는 방법은?(오컴)’, ‘어떻게 하면 구차스럽지 않고도 밥벌이를 잘할 수 있을까?(시몬 베유)’, ‘나는 왜 늘 내 탓을 하게 될까?(프로이트)’ 등등 지은이는 우리 삶과 일상에서 누구나 반드시 접하게 되는 문제들을 콕콕 짚어낸다. 그리고 자세하고도 친절한 설명으로 헤라클레이토스와 에피쿠로스, 질 들뢰즈와 악셀 호네트에 이르기까지 20명 남짓의 철학자와 그의 철학적 사상 · 개념을 끌어내어(앎), 그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해결 방법과 더불어 자기자신과 주변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삶). 나아가 매 꼭지마다 달려 있는 ‘DAILY PHILOSOPHY‘를 통해 다시 한번, 앞서 배운 ‘앎’을 각각의 특수한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구체적 팁을 알려준다(삶).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떻게 타인을 이해할 것인지, 삶과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지, 평소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인생의 문제와 그 해답이 보다 뚜렷하게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논리적 · 합리적 설명과 더불어 따뜻하고도 애정 어린 메시지는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이다. 우리는 보통 철학자 하면 이성적이고 냉철하다는 편견을 갖는다. 하지만 지은이는 놀라운 공감력으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고민과 어려움을 정확히 밝혀내고, 구체적 해결책까지 보여준다.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철학은 어느새 우리 삶을 더 유쾌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삶의 배경음악이 되어 있을 것이다. 사람이 어려운가? 삶이 지치고 힘겨운가? 당신 삶에 아름다운 배경음악이 필요하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삶이라는 무대에 새로운 배경음악을 깔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