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소리산타령은 소리꾼들이 서서 노래한다고 하여 선소리라고 하며, 여러 명의 소리꾼들이 늘어서서 가벼운 몸짓과 함께 소고를 치며 합창하는 노래입니다. 노래패의 우두머리인 모갑이가 장구를 메고 앞소리를 부르면 나머지 소리꾼들은 소고를 치면서 여러 가지 발림(손짓, 발짓을 섞은 동작)을 곁들여 뒷소리를 받는데, 산타령이란 곡명은 가사의 내용이 산천의 경치를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며, 느리게 시작하여 뒤로 갈수록 점차 빨라지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경기12잡가가 방안소리 즉 실내에서 부르는 노래라면, 선소리산타령은 문밖소리 즉 야외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따라서 확성장치가 없던 시절이라고 가정 할 때, 방안소리 창법은 평온한데 반하여, 문밖소리 선소리산타령의 창법은 고음으로 질러내는 창법을 많이 씁니다. 그래서 마이크가 흔한 현대사회에서는 여러 명이 조름목으로 고음을 질러서 노래하는 선소리산타령 창법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가 어려운 것입니다.
선소리산타령은 1978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초대 예능보유자로 이창배, 정득만, 김순태, 김태봉, 유개동 선생이 활동했으며, 1992년에 황용주 선생이 2010년 최창남 선생이 2세대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어 활동하였으나, 2022년 두 분 모두 타계하셨습니다. 현재, 전승교육사로 방영기, 이건자, 최숙희, 이장학 선생이 활동하고 있으며, 유영환 선생을 비롯한 많은 이수자들이 열과 성을 다하여 선소리산타령의 보급과 전승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소리산타령은 판소리나 경기좌창에 비하여 활발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고음으로 질러내는 고도의 숙련된 창법 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맛을 내기 어렵고, 불규칙 박자도 많아 배우기가 까다롭습니다. 사설의 내용도 산천경개와 자연의 풍광을 노래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현대인의 기호에 부합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스승 황용주 선생의 실음을 채보하고 음악적 분석을 더한 경기선소리산타령 교재를 발간한 유영환선생의 노고에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학(同學)의 입장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이 선소리산타령의 올곧은 전승과 결바른 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 믿습니다.
2023년 12월 선소리산타령 전승교육사 방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