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우리가 그들에게서 무엇을 배우는가
법의학이라고 하면 흔히 죽은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학문이라고 짐작하곤 한다. 하지만 법의학자는 인생의 뒤가 아니라 앞을 말한다. 그리고 죽은 자를 통해 살아 있는 사람을 바라본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이자 법의학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죽어 있는 사람이 아닌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법의학을 말한다. 법의학자로서 죽은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고,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알려준다.
주검 뒤에 가려진 생의 흔적들
죽은 자의 말에서 생을 바라본다
법의학의 정의, 법의학이라고 하면 흔히 생각하는 부검의 의미, 법의학을 통해 규명되는 사인이나 사망의 종류, 인간의 죽음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아울러 법의학의 눈으로 보는 인간의 시작, 법의학에서 보는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의 의미, 인간의 끝, 죽음 이후의 변화라는 주제로 법의학을 이해하고, 나아가 인간의 존재를 살펴본다. 죽음 이후 인간의 변화, 법의학으로 본 고독사 문제, 그리고 사회 속에서 한 사람의 온전한 마무리를 가능하게 하는 검시제도의 현실을 마주한다.
죽은 자의 말에서 삶을 생각한다
《죽은 자의 말을 듣는 눈》
법의학은 법률상 문제가 되는 의학적 및 과학적 사항을 연구해 이를 해결함으로써 법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주고 인권 옹호에 이바지하는 학문이다. 치료의학이 사람의 생명을 연장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생명 존중의 의학이라면, 법의학은 사람의 권리가 억울하게 침해받지 않도록 그 권리를 옹호하는 권리 존중의 의학이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결국 죽을 것이기에 어떤 학문보다 실재적으로 죽음을 다루는 법의학은 우리 곁의 학문이다. 죽은 자가 하는 말을 통해 우리는 주검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지금 우리의 생을 바라본다. 《죽은 자의 말을 듣는 눈》은 죽은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고,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고민하고 그 숨은 의미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