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인생, 어이없는 죽음
그리고 다시 선 인생의 갈림길
“스테이션에 온 걸 환영해요, 프랭키.” _60p
프랭키는 죽었다. 생일날 데이트 상대를 바람맞히고 케밥을 사 먹다가 넘어져서 죽었다면 누가 믿기나 할까? 그런 프랭키가 다시 눈을 뜬 곳은 ‘스테이션’이라는 신비한 공간. 예정보다 일찍 죽은 사람들을 평가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만난 안내인 메이블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다른 선택을 했다면 더 행복했을 거라고 확신했어요.” 그건 프랭키의 마음을 꿰뚫는 말이었다. 프랭키는 항상 과거의 선택을 후회했고, 미련 속에 살면서 현재를 불행하다고 여겼다.
“그래요. 당신은 운이 좋아요! 프랭키, 당신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삶이 어떻게 펼쳐졌을지 알아낼 기회가 생겼어요. 당신이 상상한 만약의 경우에 대한 모든 의문이 풀릴 거예요.” _93p
프랭키는 스테이션에서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었다. 프랭키가 알던 삶이 아닌, 선택하지 않아서 후회가 가득했던 삶. 프랭키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자존감이 뚝뚝 떨어졌지만, 삶을 더 낫게 바꿀 선택을 하는 건 두려웠다. 결과가 무서우니까. 그래서 만약 친구들처럼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았으면 어땠을까, 부모님처럼 자유를 찾아 훌쩍 떠나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으로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 왜 프랭키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아는 것 같을까? 왜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드는 걸까?
프랭키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멀리 떠날 수 있었지만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기가 두려웠다. 결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누릴 청춘을 포기하는 건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이직의 기회가 있었지만 남들보다 안 좋은 스펙에 창피를 당할까 봐 무서웠다. 이렇게 프랭키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의 결과를 지레짐작했고, 두려움에 선택을 미뤘다. 프랭키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고 더 행복할 수 없게 만든 건 결국 자신을 믿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해 자존감이 바닥난 프랭키 자신이었다. 결과가 두려워 선택을 미룬다. 선택하지 않았기에 바꾸고 싶은 현재를 벗어나지 못한다. 변함없는 현재에 다시 불행하다고 느끼지만 여전히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가 두렵다. 프랭키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스테이션에서 다시 쓰는
다섯 개의 ‘만약에’ 시나리오
“용기를 내요. 무턱대고 뛰어들고 결과는 나중에 처리해요. 그냥 가만히 멈춰 있으면…… 음, 아무 소용이 없어요. 안 그래요?” _102p
프랭키가 내린 첫 번째 결정은 스테이션에서 주어진 기회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프랭키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다섯 개의 갈림길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떤 삶이 펼쳐졌을지 경험할 수 있다. 그런 다음 가장 행복해질 것 같은 삶을 선택해 그곳에서 남은 인생을 살 수 있다.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일인가?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요? 당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_369p
프랭키가 경험한 다섯 개의 인생, 다섯 개의 키워드. 멕시코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자유’롭게 살기, 대학 시절에 만난 남자 친구와 결혼하여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살기, 재벌 남자를 만나 LA에서 호화롭게 살며 (그 남자가 주는) ‘재력’ 얻기, 하루 방문자 2,000만 명인 대형 사이트 설립자로서의 ‘명성’ 떨치기, ‘예전과 같은 삶’에서 바람맞혔던 마지막 데이트 상대와의 데이트 이어가기. 모든 삶을 살아본 프랭키. 그러나 어느 삶도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았다.
프랭키는 지겨운 일상에서 탈출하길 원했다. 심리적 안정을 원했고, 대단하고 특별한 데이트를 원했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을 원했다. 모든 갈림길을 경험한 프랭키는 그 어디에도 백 퍼센트의 만족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 자유로웠지만 외로웠고, 안정적이지만 뭔가가 허전했다. 화려했지만 속은 썩어 문드러졌고, 명예로웠지만 과로사로 일찍 죽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프랭키는 다섯 번의 경험을 통해 놓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바로 ‘프랭키’다. 여태까지 프랭키는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나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며 버림받는다고 느꼈고, 자신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변에는 여전히 프랭키를 응원하고, 걱정하고 편을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었다. 언제나 프랭키를 지지하고, 사랑하는 부모님이 있었다. 최악인 줄 알았지만, 다시 보니 프랭키에 대한 애정이 흘러넘치는, 매력적인 데이트 상대가 있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왜 진작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이 책은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프랭키와 스테이션을 통해 과거의 미련이 아닌, 현재의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또, 살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의 마음 한편에 자국을 남기듯이,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을 ‘나’를 잊지 않길. 당신의 행복은 당신에게 있으니 부디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임을 잊지 않길 당부한다.